#사례1. 미혼 여성인 채미령(가명·24)씨는 지난해 유선방송에 나오는 모 TV홈쇼핑에서 '일주일 내에 효과가 없을 시 100% 환불'이라는 약속을 믿고 다이어트 약을 샀다가 낭패를 봤다. 체중 감량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몸에 끈적끈적한 물집이 생기는 피부병까지 생긴 것이다. 전화로 환불을 요구했는데도 홈쇼핑사는 차일피일 환불을 미루더니 나중에는 "환불 기한이 지났다", "상품을 많이 썼다"는 구실을 대며 환불을 기피하고 있다.#사례2. 주부 최혜진(가명·32)씨는 지난 연말 모 TV홈쇼핑에서 건강보조식품을 카드로 구입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일주일을 기다려도 물건이 오지 않아 회사에 연락을 했더니 홈쇼핑 업체가 물건 구입 이틀 뒤에 부도가 난 것이었다.
국내 유통업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TV 홈쇼핑이 꾸준한 매출을 올리면서 불법·유사 TV 홈쇼핑들이 난립하고 있다. 유사 TV 홈쇼핑 업체들은 허위·과장 광고가 많아 제품 신뢰도가 떨어지는 데다 업체 또한 영세해 반품이나 환불 등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건강 보조식품이나 다이어트 약 같은 일부 제품의 경우 국가 공인기관의 검증을 받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라 심각한 부작용까지 일으키고 있다.
2001년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TV홈쇼핑 관련한 불만·피해 상담 건수는 총 2,764건. 그러나 지난해에는 무려 68.2%가 증가한 4,650건으로 크게 늘었다.
불법·유사 홈쇼핑의 피해가 점차 확대되는 것은 전국에 걸쳐 2,000여개가 넘는 유사 TV 홈쇼핑사들이 난립해 싼 가격과 과장·허위 광고를 무기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유사 TV 홈쇼핑 채널을 피해 반품과 환불이 보장되는 전문 TV홈쇼핑 채널을 이용하는 것을 충고 한다.
유사 TV 홈쇼핑을 구분하는 첫 번째 요령은 화면 오른쪽 상단에 '광고 방송'이라는 자막이 있는 지 여부를 살피는 것이다. 일단 광고 자막이 있으면 전문 TV 홈쇼핑 채널이 아니라 인포머셜 사업자를 통한 홈쇼핑 광고라고 보면 된다. 광고를 마치 TV 홈쇼핑 방송인 것처럼 꾸며서 만든 것이다.
이 광고 자막이 있는 것은 그나마 사단법인 광고자율심의기구의 사전 심의를 받은 것이므로 어느 정도는 믿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사 TV홈쇼핑은 방송 내용을 자세히 보면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우선 지나치게 가격이 싸거나 방송 중 '100% 성공', '세계 최초', '국내 최고' 등 최상급 표현이 나오는 TV 홈쇼핑 방송은 요주의 대상이다. 촬영 스튜디오가 조악하거나 방송 화질이 좋지 않은 것도 유사 TV 홈쇼핑일 가능성이 높다. 또 배송비, 반품비 등이 별도이거나 상품 정보가 아닌, 자극적이고 광고적인 요소가 많은 홈쇼핑 방송도 일단 유사 홈쇼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관계자는 "전문 TV홈쇼핑 사업자들은 자사 이미지 관리를 위해 다소 무리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수용하기 때문에 불만 접수 건수가 거의 없지만 불법·유사 TV 홈쇼핑의 경우 방송 사업자와 판매사가 달라 판매사가 문제가 될 경우 소비자가 피해 구제를 받을 길이 없다"며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구입하지 말고 유사 홈쇼핑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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