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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代 시각장애인 서울법대생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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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代 시각장애인 서울법대생 됐다

입력
2003.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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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출신 시각장애인이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 서울 신촌의 고시원 쪽방에서 배고픔을 이겨가며 4년째 책과 씨름해 온 김용광(金龍光·41)씨가 주인공.길거리에 버려져 두살 때부터 경기도의 고아원에서 자란 김씨는 서울 성남고를 졸업한 1981년 동국대 법학과에 합격했다. 그러나 고교 졸업과 동시에 고아원을 나와 생활고에 허덕이던 그에게 대학생활은 사치나 다름없었다.

대학생의 꿈을 접은 뒤 술집 웨이터 생활 등을 하던 그에게 더 큰 불행이 닥친 것은 갓 스무살을 넘긴 84년. 시신경 위축에 따른 망막색소변성이라는 희귀병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주위의 도움으로 무료 수술을 받아 한 쪽 시력을 찾았으나 특수 돋보기를 써야 겨우 책을 읽을 수 있게 된(시각장애 3급) 그는 청주맹학교에 입학, 직업 교육을 받았다. 졸업 후 다시 상경해 출장안마사, 다단계 판매회사 영업사원을 하며 사회에 적응하던 김씨는 중학교 1학년 때 품은 법관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 다시 책을 잡았다.

고시원에서 잡일을 해가며 하루 10시간 씩 책과 씨름한 끝에 지난해 연세대 법과에 합격했다가 학비 마련이 어려워 휴학한 그는 올해 등록금이 전액 면제되는 서울대 장애인 특별전형에 응시했다. 김씨는 "사법고시에 합격해 장애인과 불우 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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