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국민은행 등 국내 업종대표 우량 대기업 32개사의 지분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배당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권리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증권거래소는 3일 지난해말 현재 관리·감자종목을 제외한 국내 478개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32개사(7%)가 국내 최대주주보다 외국인 전체 지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보유지분은 53.9%로 이건회 회장과 삼성생명 등 특수관계인 지분 14.2%보다 훨씬 많았고, 현대차도 정몽구 회장과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지분이 20.86%로 외국인 지분 47.2%에 미치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외국인 지분율이 69.8%에 달해 국내 최대주주인 정부 보유지분 9.3%보다 무려 60.45%포인트 높았다. 이밖에 KT, SK텔레콤, 삼성SDI, SK, LG화학, CJ 등 국내 대표 기업 대다수가 오너 일가와 계열사 지분보다 외국인 비중이 높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지분율 1위는 국민은행이 차지했고, POSCO(61.6%), 삼성전자, 제일기획(51.3%), 신세계(48.8%), 현대산업개발(48.5%), 신도리코(47.2%), 현대차, LG생활건강(45.3%) 등이 그뒤를 이었다.
이들 32개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36.5%로 국내 최대주주 22.8%보다 13.7%포인트 높았다. 반면 국내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나머지 기업의 외국인 평균 지분율은 4.6%에 그쳐 국내 대주주 40.5%보다 훨씬 낮았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최대주주 지분이 높고 경영 투명성이 불확실한 기업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반면, 지분분산이 양호하고 경영 투명성이 높은 기업을 선호하는 외국인의 투자 경향이 심화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