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의 핵 시설에서 폐연료봉을 옮기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움직임이 미국 정찰위성에 포착된 가운데 미국 태평양군사령관이 한반도 주변에 해군과 공군력 증파를 미 국방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한반도 주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미국의 CBS와 CNN 방송은 1일 토머스 파고 미 태평양군사령관이 병력 2,000명 증파와 함께 B-1과 B-52 폭격기 24대씩을 괌 기지에 파견하고, F-15전투기 8대, U-2 정찰기 등을 한국과 일본 기지에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일본 근해에 배치돼 있는 항모 키티호크가 이라크 전쟁 발발시 걸프 해역으로 떠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항모 칼빈슨을 이 지역에 대신 배치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요청이 북한의 폐연료봉 이동 정보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온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관련기사 8면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이번 병력 증강 요청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첫 군사적 대응"이라며 "이 병력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 핵시설 선제공격 명령을 내릴 경우 지원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부시 정부가 북한 영변 핵 시설 주변의 트럭 이동 위성사진이 북한의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 재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평양 당국에 핵 폭탄 제조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고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정부 전문가의 말을 인용, 핵무기 생산 개시를 위한 북한의 움직임은 과거 어떤 조치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뉴욕 타임스는 1월31일 미국 정찰위성이 북한 영변에서 수조에 보관된 폐연료봉 8,000개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으로 보이는 트럭들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 정보에 대해 직접 확인을 피하면서 "어떤 연료봉 이동도 국제사회에는 아주 심각한 사태 진전"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