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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꽃이 / 홍성완 SBS미디어넷 사장-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 최승호 외 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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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꽃이 / 홍성완 SBS미디어넷 사장-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 최승호 외 著

입력
2003.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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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사회 이후의 시대는 감성이 중시되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이며, 이미 그런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미래학자들은 주장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펴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다니엘 골만의 'Primal Leadership'도 기업 경영과 조직 관리의 수단으로 감성의 중요성과 힘을 강조했다.리더의 감성이 조직 전체로 감염되는 속도와 확률이 몹시 빠르고 높아,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이리라.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성공을 보장받는 감성 경영자가 되고 싶다면 '네 정신에 새로운 창을 열어라'의 일독을 권한다.

앨범처럼 큼직한 이 책을 서점에서 발견하고 등장인물의 면면을 보며 오랜만에 스무살적의 가슴 설렘을 경험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조각가 자코메티, 전복과 위반의 글쓰기를 해온 작가 바타이유, 진지한 농담으로 진리에 의문을 던진 보르헤스 등. 이밖에도 피아니스트 굴드, 극작가 베케트 등 지식과 예술의 아방가르드라고 불릴 만한 예술가와 사상가 30명의 내면 기록이 펼쳐진다.

이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는 30명의 필자는 최승호 김승희 함정임 김미진 김혜순 박철화 김병종 성기완 정병규 등 각 분야에서 손꼽히는 30∼40대 예술인들이다.

시인 최승호는 자코메티의 앙상한 청동 여인상 조각에서 받은 영감을 날카롭고 능란한 시적 산문으로 쏟아내고, 소설가 김미진은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전위 정신을 단편소설의 형식을 빌어 추적한다. 멕시코의 여성화가 프리다 칼로의 격정적인 삶을 돌아보는 시인 김승희는 '그녀에게서 나는 여성이 자신의 상처를 말하는 법을 배웠다'고 털어 놓는다.

시인 김혜순은 현대 건축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가우디의 건물을 문학 작품에 비유해 설명하고, 화가 김병종은 근대 중국 화단의 거장 제백석을 '천진한 필묵으로 시대를 이끌어간 전위 예술가'로 소개한다.

어떤 안식처에도 닻을 내리지 않고 고된 현실의 가시밭길을 헤쳐나간 자들의 내면 기록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말고 분방한 상상력을 키우도록, 그리고 사유의 전선에서 언제나 아방가르드가 되라는 메시지를 전해 준다. 2003년 새해를 맞으며 일상의 벽에 새로운 창을 내도록 도와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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