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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조흥노조 왜 만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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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조흥노조 왜 만났나

입력
2003.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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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14일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과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을 만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면담 이유와 대화 내용이 관심을 끌고 있다. 또 노 당선자가 조흥은행 매각 문제는 정부에 맡기고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해놓고 이를 훼손하면서까지 노조측에 직접 만남을 제안하고, 조흥은행 문제에 협상 당사자로 나선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29일 "노 당선자는 조흥은행 문제가 노조의 파업 없이 원만하게 타결되도록 설득했다"며 "당선자는 노조도 동의하는 기관에 (조흥은행의) 실사를 맡겨 그 결과를 놓고 판단하자고 권고했다"고 전했다.그러나 조흥은행 안팎에서는 노조가 노 당선자로부터 독자생존에 대한 언질을 받거나 이에 버금가는 '선물'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사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조흥은행 노조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3자 실사 결과에 따라 독자생존 또는 매각을 추진하면 되겠다"는 노 당선자의 말을 노조가 아전인수식으로 '입맛'에 맞게 해석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내에서 조흥은행의 조기매각 방침은 명백하고, 노 당선자 역시 새 정부 노사정책의 첫 시험대에 오른 이 문제를 막후에서 '뒷거래'를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당선자가 노조측에 매각과정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을 뿐 독자생존에 대한 언질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지가 아무리 좋다 해도 노 당선자가 조흥은행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와 직접 물밑 접촉을 가진 것은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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