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한 임동원(林東源) 청와대 외교안보통일 특보는 29일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다"고 밝혔다.임 특보는 이날 2박3일간의 방북일정을 마친 뒤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김정일(金正日) 위원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특보는 "북측은 김 위원장이 중요한 현지지도를 하고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대남 비서를 통해 김 대통령의 친서와 조언에 대해 사의를 표하고 신중하게 검토해 알려주겠다는 구두메시지를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일문일답 2면
김 대통령 및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특사단이 김 위원장 면담에 실패한 것은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강경태도가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그 동안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온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임 특보는 "(김 위원장이) 즉각 답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임 특보의 특사 방북 때는 서해지역 항공구락부 시찰 도중 면담에 응했다.
임 특보는 특히 북한이 핵 문제의 시발점인 농축 우라늄 문제에 대해 '그런 것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고 전했다.
임 특보는 김 대통령의 친서에는 북한의 농축 우라늄 핵 개발 계획 시인 해명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 철회 북한의 선(先) 불가침조약 체결 요구와 미국의 입장 등이 구체적으로 포함됐다고 말했다.
임 특보는 남북관계와 관련, "군사 통행 문제를 해소한 만큼 내달 중에 경의선 연결 공사를 완료하고 내달 초에 금강산 육로관광을 실현키로 의견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아산은 육로관광 답사 및 시범관광을 각각 내달 4일과 12일에 할 것을 북측에 제의했다.
노 당선자측 대표로 방북한 이종석(李鍾奭) 대통령직 인수위원은 "노 당선자의 개괄적인 대북정책 방향 등을 설명하고 취임 후 김 위원장과 만나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김용순 비서를 통해 전했다"고 말했다.
/이동준기자 djlee@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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