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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구단가치 높이는 방송사 구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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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구단가치 높이는 방송사 구애

입력
2003.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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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한국시간) 슈퍼보울을 끝으로 막을 내린 미국 프로풋볼리그(NFL)는 리그에 소속된 거의 모든 구단이 흑자일 정도로 미국 최고의 인기 종목이다. 5년 전 이 리그의 한 구단이 약 6,400억원에 매각된 사실은 미국프로구단 시장에서 이 리그의 가치가 얼마나 높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종목뿐만 아니라 미국프로야구의 LA다저스가 1998년 약 3,730억원에 거래되었고 뉴욕 양키즈와 영국 프로축구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구단은 무려 1조원을 호가하고 있다.일반적인 사업체의 가치는 영업 및 재무활동등을 포함한 모든 기업 활동에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하느냐에 따라 정해지고 이익이 많은 기업일수록 비싸게 팔린다. 철저하게 이익을 목적으로 프로구단이 운영되는 미국, 영국 등지에서 구단가격 급등현상이 일어난 데는 약간 다른 원인이 있다.

프로구단에 발생하는 수입원의 종류는 대략 20여가지 되지만 대부분의 수입은 유료관중수에 비례하는 것들이다. 동원관중에 비례하는 수입은 한정된 좌석수와 변동폭이 적은 구매력 때문에 무한정 늘릴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관중수와 무관하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TV중계권수입의 증가도 한 요인이겠지만 구단가격의 폭등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 수익성 개선이 큰 원인이 아니라면 남은 이유는 어떤 목적이든 비싼 값으로 프로구단을 사겠다는 사람이 많은 것밖에 없고 실제로 그렇다.

세계적으로 프로구단 가격을 올린 주원인은 TV방송사가 구단소유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케이블망이 확장되면서 방송사들이 프로스포츠야말로 프로그램 수요를 충족시킬 최적의 콘텐츠로 지목하면서 구단가격 인상이 시작되었다. 방송사가 프로구단을 소유하게 되면 수백시간의 프로그램을 무난하게 메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의 프로모션 수단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프로구단을 다양하게 이용할 목적으로 방송사들이 의욕적인 구매자로 등장하면서 구단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종목을 불문하고 구단가격이 매년 10-15%씩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본햄 사의 딘 본햄 사장은 "세계적인 미디어재벌이 프로구단을 미디어사업의 프로모션 도구로 활용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한 가격상승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물론 돈 많은 미디어 회사들이 구단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앉아서 덕을 보는 구단주들도 많이 생겨났다.

만일 국내에서 이런 현상을 10년 전에 예측할 수 있었다면 지금 국내프로야구에서 명문구단으로 자리잡아 가는 LG트윈스는 아직 MBC청룡으로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신규구단 증설을 원하는 연맹이나 구단가격을 올리고 싶은 구단이 있다면 일거양득의 효과가 발생하는 언론사를 참여 시키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게 괜찮을 것 같다.

/정희윤·(주)케이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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