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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인사스타일" 비판論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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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인사스타일" 비판論 솔솔

입력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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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는 인사로 승부해야 한다." 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는 28일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현 정부의 인사를 실패로 규정하고 노무현(盧武鉉) 당선자는 같은 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노 당선자 인사가 과연 이런 다짐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지 여부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일부에선 "아직 시작이긴 하지만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는 반응까지 나온다.무엇보다 노 당선자는 한번 점 찍어둔 사람은 주변에서 반대해도 꼭 쓰려는 경향을 보여줬다. 동료 인권변호사인 문재인(文在寅)씨를 민정수석에 내정한 것이 대표적 예다. 사정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민정수석에는 검찰 업무에 정통한 사람이 기용돼야 한다는 문 비서실장 내정자 등의 강한 반대도 노 당선자의 뜻을 바꾸지 못했다. 주민이 직선한 원혜영(元惠榮) 부천시장이 임기 도중 하차해 행자부장관에 발탁되리라는 설이 끈질기게 흘러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이런 스타일은 자신의 주변에 있었던 사람을 먼저 전진 배치하는 특징과 연결돼 있다. 노 당선자는 국민통합추진회의 시절 동고동락했던 유인태(柳寅泰) 전 의원을 일찌감치 정무수석에 내정했고 오랫동안 자신을 보좌해온 젊은 참모 그룹은 거의 통째로 비서실에 포진 시켰다. 노 당선자는 "그들이 검증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결국 측근 챙기기 아니냐"는 비판도 가능하다.

노 당선자의 인사가 너무 단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청와대 직제 개편 등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나서 전체적인 균형과 조화를 맞춰가며 인물을 고르는 게 순리일 텐데 실제는 이와 다르다"는 얘기다. "그림 맞추기식 인사를 하다 나중에 전체 모습이 일그러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피할 수 없다.

박주현(朴珠賢) 국민참여수석 내정처럼 '깜짝형 인사'가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 수석 내정자의 첫 작품이라는 얘기도 나오나 인수위 국민참여센터 핵심 관계자들도 발표 전까지 아무 낌새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청와대 비서실 인선은 토론에 부치지 않고 노 당선자가 직접 결정하기 때문에 충분한 상호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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