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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증시에 올 상장·등록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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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증시에 올 상장·등록 "꽁꽁"

입력
2003.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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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침체로 거래소 상장 및 코스닥 등록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한국전력의 발전설비 정비전문 자회사인 한전기공은 2월로 예정했던 거래소 상장을 당분간 보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 업체는 지난해 10월에 예비 상장심사를 통과한 뒤 다음달 상장을 목표로 400여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조사를 벌였으나, 공모가가 당초 예상했던 주당 5,750∼9,180원에 훨씬 못미치는 기대 이하의 수준을 보였다. 최근 북한핵문제와 기업들의 실적악화등으로 가라앉은 증시분위기 때문이었다.

코스닥 심사를 통과한 등록예정 기업 가운데에도 삼중테크와 덕양에너젠, 포스콘이 최근 등록을 포기했다. 지난해 6월과 7월에 등록 심사를 통과한 삼중테크와 덕양에너젠은 심사 후 6개월 이내로 정해진 등록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한 차례 가능한 등록 연기 신청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 두 업체 모두 지난해 3분기 이후 실적 악화 및 증시 침체 때문에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자회사 포스콘은 지난해 10월 등록 심사 통과후 석 달여만인 20일에 등록을 전격 포기하고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코스닥시장의 물량 과잉 공급 및 불투명한 시장 여건에 따른 대응책이다.

이밖에 코스닥 등록 심사를 통과하고 1, 2월중으로 공모를 벌일 예정인 28개사 가운데 9개사가 등록 철회 및 6개월 연기를 신청했다.

상장 및 등록을 연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증시 침체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라앉기 시작한 증시가 아직까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기업들이 주가 악화를 우려해 등록을 미루고 있다.

우리증권 기업금융1팀 김병철 차장은 "시장이 좋지 않다보니 공모가가 낮게 책정돼 기업들이 상장 및 등록을 미루는 분위기"라며 "기존 심사통과 기업 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를 준비했던 기업들마저 일정을 늦추고 있어 올해는 신규 발행시장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음달 코스닥 공모시장은 청약 예정기업이 단 1개에 불과하다. 지난달 11개, 이번달 23개에 비하면 현저하게 적은 수치이다. 이번 달 공모기업 23개사 가운데 8개사의 공모가가 희망가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후발 기업들의 공모 의욕이 한 풀 꺾였기 때문이다.

증권사들도 공모에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이다. 증시 여건이 좋지 않다보니 어렵게 공모를 주간한 기업의 주가가 예상치를 밑돌게 되면 막대한 돈을 들여 시장 조성을 해야하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심사를 통과한 후에도 시장의 눈치를 보며 상장 및 등록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우리증권 김병철차장은 "요즘은 증권사들이 시장 조성 부담을 피하기 위해 공모에 나설 기업 선정 기준을 까다롭게 강화하는 추세"라며 "증권사들의 기업 선정을 위한 내부 기준이 강화된 점도 공모 시장 위축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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