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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전" 오늘부터/日사진작가 눈에 비친 한국,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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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전" 오늘부터/日사진작가 눈에 비친 한국, 한국인

입력
2003.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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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한국의 현실은 베트남 전쟁보다 더 엄혹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물리적이라기보다는 정신적 위축감, 압박감 때문에 그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역사의 일단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는 '혜택 받은' 사진가입니다."일본의 보도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67)씨의 사진전이 28일부터 2월2일까지 서울 프레스센터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2001년 1월26일 일본 도쿄(東京)의 신오쿠보(新大久保) 전철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진 한국인 유학생 고(故) 이수현(李秀賢)씨와 일본의 사진가 세키네 시로(關根史朗)씨를 추모하기 위한 것. 두 사람의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추광호 대한럭비협회장 등 일본 유학생 출신들이 조직한 '신오쿠보 SPIRIT 실행위원회'가 주최한다. 위원회는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는 사진전, 일본에서는 음악회를 각각 열어 왔다.

구와바라는 한일 국교정상화 직전인 64년 여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후 80년대 말까지 프리랜서로 현대사의 현장을 취재하며 '타이요(太陽)' '주간 아사히(朝日)' 등 매체에 기고해 왔다. 한일 관계, 베트남전 파병, 남북한 문제, 민주화 운동 등을 그는 보도 사진에 담되, 휴머니즘 측면에 초점을 맞춰 독자적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일 굴욕 외교에 반대하며 비 내리는 서울 거리를 묵묵히 행진하는 서울대 문리대생들, 보따리를 싸들고 시골에서 올라 와 베트남으로 떠나는 아들과 만나는 노모, 60년대 중반 장터에서 돼지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 아낙의 모습 등 그의 사진은 현실 상황과 역사에 부대끼고 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감성적 앵글로 잡아냈다. 이번 전시회에는 60년대 초부터 최근의 서울 영동 모습까지를 담은 사진 30여 점이 걸린다.

구와바라는 이타이이타이병과 함께 일본의 대표적 공해병인 미나마타병 환자의 고통스런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사진작업을 시작했다. '한국―격동의 4반세기' 등 3차례 사진전을 한국에서 열었고 베트남과 북한, 구 소련도 여러 차례 취재했다. 97년에는 고향인 일본 시마네(島根)현에 그의 활동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전시장이 세워지기도 했다. 문의 (02)420―4244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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