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와 환율, 시장금리가 27일 일제히 속락세를 보인 이유는 뭘까.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 외에 미국 4분기 성장률의 급락 전망, 환율 하락에 따른 국내 수출 우려 등이 맞물리며 시장의 불안이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이라며 " 뚜렷한 호재가 없는 한 주가가 전저점인 580선을 넘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주가·환율·금리 동반 속락
종합주가지수는 6일 666.71포인트로 고점을 찍은 이후 이날 590선까지 20여일 만에 11% 이상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가 6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작년 10월11일 587.51(종가 기준) 이후 3개월 여 만이다. 거래량 역시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도 장초반에 사상 최저치인 작년 10월11일의 43.08을 밑도는 42.91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줄여 43선을 회복했다.
달러가치 속락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0원 선을 간신히 회복했다. 이날 장중 저점은 작년 7월22일 기록했던 종전 최저치(1,165.60원)에 근접한 것이다.
증시가 속락하면서 시장금리의 불안한 하락세(채권값 상승)도 이어졌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연 4.87%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15일 연 4.98%를 기록, 2001년 11월13일(4.95%)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4%대로 진입한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쟁리스크와 경기우려 맞물려
현재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1차적 불안은 28일의 부시 미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미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 없이도 이라크를 공격할 수 있다고 시사함에 따라 이라크전쟁 임박설도 확산되고 있으나, 미국 안팎의 반대로 정세 자체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점이 더욱 심각하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및 국내의 경기 회복 지연 우려감도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30일 발표되는 작년 4분기 미 성장률 전망이 시장 심리의 방향을 가를 관건이다. 그러나 종전 1.4% 내외 전망이 최근 1% 미만, 또는 마이너스 성장 예측까지 나오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역시 환율의 잇단 속락세로 수출 전망이 흐려지고 있다. 이 같은 경기 회복세에 대한 불안감은 증시 주요 종목과 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또 유가의 지속적 상승세 역시 향후 경기 기대감을 흐리는 악재다.
향후 전망
이번 주 미국의 잇단 경제 내외 재료 발표에 따라 시장 심리의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호재 가능성 보다는 악재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이어진다는 예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주가는 장세 반전을 이끌어낼 호재가 없다는 점에서 일시 반등 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당분간 환율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증시와 연동해 금리 하락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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