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효자 상품' 2위 자리를 누가 차지할까. 지난해 수출 1위 품목은 반도체(수출비중 10.3%)였고 2위는 자동차(9.0%), 3위는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8.3%)였다. 반도체와 자동차는 지난 몇 년간 각각 우리나라 수출 상품 중 부동의 금메달리스트와 은메달리스트였다. 그런데 최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가 올해 자동차를 제치고 수출품목 2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산업자원부는 최근 올해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는 167억 달러, 자동차는 157억 달러가 수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자동차는 무선통신기기에 2위 자리를 내주게 되는 것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수출 전망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지만, 무선통신기기의 수출 성장세를 감안할 때 자동차가 3위로 처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 IT해외진출지원팀 김인수 과장은 "올해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지난해(37.6%)와 비슷한 36.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수출 통계는 휴대폰과 위성방송수신기(셋톱박스) 등을 무선통신기기로 묶어 분류하고 있는데, 지난해 무선통신기기 수출(135억 달러)중 휴대폰 비율은 84%(114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는 지난해 11월 월간 수출 실적에서는 처음으로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적이 있으나, 2002년 연간 수출실적에서는 반도체와 자동차에 이어 3위에 그쳤다.
무선통신기기의 이 같은 약진은 중국에서의 휴대폰 수출이 급성장세를 보이는데다 선진국에서도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휴대폰 품질이 크게 높아진 데다 고가 제품도 많이 나오면서 수출액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업계에서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올해에도 30% 이상의 고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자동차 수출은 성장세가 둔화한데다 올해 이라크 전쟁과 그에 따른 유가 상승 우려, 북미 시장의 침체 가능성 등으로 무선통신기기의 추격을 뿌리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자동차 수출을 146억 달러 정도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산자부 전망치(157억 달러)보다 낮은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자동차 수출은 대수 기준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지 않을 것 같다"며 "다만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출액은 7% 안팎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통부 양준철 국제협력관은 "휴대폰을 앞세운 무선통신기기가 자동차 수출을 앞선다는 것은 반도체와 휴대폰 등 정보기술(IT) 상품이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 수출 주력군으로 등장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순환기자 goodman@hk.co.kr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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