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이 미국 포천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해외도피는 처벌을 두려워해서 달아난 것이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의 권유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런 권유를 직접 전화를 통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주장 자체가 실로 충격적이다.어떻든 해외도피 중인 김 전회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도피한 후 시중에는 한때 현정권과의 밀약설등이 그럴듯하게 퍼진 적이 있었던 점을 기억한다. 한국의 4대 재벌인 대우의 몰락은 물론 방만한 경영이 가져온 결과인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하겠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출범을 전후해서 전경련회장이라는 책임있는 직책에 있었고, 방대한 사업을 내팽개치고 도피했다는 점에서 의아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대우 몰락으로 입은 국민의 고통은 실로 컸다. 산하기업이 해체되고 관련은행의 부실이 부른 폐해가 전 국민에게 돌아갔다. 우리는 대우를 비롯한 거대기업의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국민 혈세를 투입해야 했는가. 국제 신용도의 추락이 컸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아무리 김우중 전 회장이 경제계에 끼친 공적을 인정한다 해도 대우 몰락으로 빚어진 엄청난 결과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본다.
우리는 차제에 대통령의 권유로 도피했다는 김씨 주장의 진위가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 또한 김씨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서 외국에서 인터뷰로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떳떳이 귀국해서 법의 심판도 받고 밝힐 것은 거리낌 없이 밝히는 것이 자신이나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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