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에 카지노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도박성을 이유로 카지노를 허용하지 않던 일본이 카지노 허용을 검토하는가 하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자본이 마카오와 중국에 15억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동아시아 카지노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23일 산업연구원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카지노 업계의 경쟁상대인 마카오, 호주, 말레이시아 등의 카지노 업체들이 시설확충 및 고급화 경쟁에 돌입했다. 아시아 지역 카지노의 본산인 마카오에서는 라스베이거스 최고급 카지노 호텔인 벨라지오(Bellagio)의 소유주인 스티브 윈과 셀던 아델슨이 총 15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하자, 마카오 카지노의 대부로 군림해온 스탠리 호(Stanley Ho)가 6억달러를 들여 초호화 호텔과 회원제 카지노 클럽을 운영할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신흥 미국 자본과 토착 세력의 대결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도 경제개발을 목적으로 해남시와 삼아시에 카지노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데, 미국의 대형 카지노사인 엠지엠 그랜드의 진출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에서는 재정난 해소를 위해 도쿄, 아이치, 시즈오카, 노토 이시카와, 오키나와 등 각 지방정부가 카지노 설립을 추진하는가 하면 대만(팽호현), 태국(파타야), 괌 등도 카지노 도입에 나섰다.
동아시아 카지노 산업의 급팽창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발전과 카지노 산업의 도미노 경향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천성적으로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경제발전으로 카지노를 즐길 정도의 여유를 갖추게 된 것이 세계 카지노 자본을 동양으로 끌어들이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이상직 연구위원은 "특정 국가가 인접국보다 먼저 카지노를 시작하면 외화획득의 효과를 누리는 반면, 상대국은 경제적 손실을 입게 돼 이를 막기 위한 카지노 설립 경쟁이 자연스레 일어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연구원에 따르면 1970년대 말까지 미국에서 카지노가 합법화한 곳은 2곳이었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50개주 가운데 절반이 카지노를 합법화하고 있다. 요컨대 동남아 각국이 카지노에 뛰어드는 것도 마카오 등으로의 외화유출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란 것이다.
한편 강원랜드도 올해 대규모 투자와 시설 확충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랜드는 "최근 2005년까지의 투자액을 당초 1조1,743억원에서 1조5,261억원으로 3,518억원을 늘렸으며 올 3월에는 메인 카지노와 테마파크를, 2004년에는 골프장을 개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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