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李皓宰·49) 가나아트센터 대표가 23일 화가 이중섭(李仲燮·1916∼1956)의 유화와 은지화 등 원화 7점을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대향(大鄕) 이중섭 전시관'에 기증했다.전시관은 서귀포시가 지난해 11월28일 이중섭이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피난 와서 작품활동을 했던 시내 서귀동 532의 1 일대에 지상 2층 연면적 589㎡ 규모로 개관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이중섭의 원화는 한 점도 소장하지 못했고 개관 기념전(25일까지)도 국립현대미술관과 개인 소장가 등의 소장품을 임대해 열어 왔다.
이 대표가 기증한 작품은 유화 '서귀포 섭섬이 보이는 풍경' '연과 아이', 은지화 '가족' '아이들'과 엽서 그림 2점, 드로잉 1점 등이다. 이중섭의 작품은 그 희귀성 때문에 거래 자체가 드물지만 이번 기증작은 가격으로 따지면 엄청난 액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또 이중섭 작품 외에 김병기 김환기 장욱진 박고석 박생광 권옥연 박수근 등 이중섭과 동시대에 활동한 작가 28명의 작품 43점도 함께 기증했다.
이 대표는 "가나화랑이 개관 20주년의 성년을 맞아 지방 공공미술관이 활성화해 문화를 함께 향유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증을 결심했다"며 "이중섭과 함께 어려운 시절을 보낸 작가들의 작품도 한 자리에 모아 당시 미술인들의 시대와 맞서는, 아방가르드적이고 날카로운 감성을 보여주는 컬렉션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티스, 샤갈 미술관이 프랑스 니스를 세계적 문화휴양도시로 만든 것과 같은 역할을 이중섭 전시관이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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