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성향이 강한 일부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 " "과잉 충성을 일삼는 인사들이 물러나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정몽준 회장 사퇴 서명운동' 주동자 징계파문 등이 촉발한 축구협회를 둘러싼 주류·비주류간 논쟁은 23일에도 온·오프 라인을 가리지 않고 뜨겁게 이어졌다. 신문선 SBS 해설위원은 징계 파문은 과잉 충성의 산물이라며 "정 회장도 국가 지도자라면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는 협의회 구성 움직임이 구체화하는 등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오후 들어 "일일이 대꾸하지 않기로 했다"며 말을 아꼈다. 대선 이후 정 회장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면서 축구협회를 겨냥한 공격이 봇물처럼 쏟아진다는 억울함도 호소했다. 실제 검찰이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정 회장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축구협회는 더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정치권이 검찰 등을 동원, 조만간 축구협회도 손 볼 것"이라는 얘기도 떠돈다.
그러나 비주류의 주장은 정 회장과 축구협회의 인기가 치솟았던 한일월드컵 직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그때도 많은 축구인들은 "정 회장의 사조직으로 전락한 협회의 독선적 행정은 개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좋은 얘기도 한 두번으로 족하다. "월드컵 4강 타령만 외쳐대는 협회와는 담 쌓은 지 오래"라는 비주류나 "대화 채널이 있는데 왜 범죄 집단처럼 물아붙이는 지 모르겠다"는 협회 주장은 피곤할 따름이다. 대화와 타협, 비전 제시 등은 물론 만남 자체를 거부한 채 진흙탕 싸움만 일삼는다면 그나마 희미하게 남아 있는 월드컵 열기도 순식간에 사그라들 수 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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