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공급물량 감소로 또 다른 집값 상승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건설업계의 반발과 선분양제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올려온 건설업계의 관행을 없앨 수 있는 해법이라는 환영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건설업계는 후분양제가 중견 업체의 연쇄부도와 아파트 공급물량 축소, 집값 상승의 악순환을 낳을 것이라며 후분양제 도입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는 "후분양제가 시행되면 시공사 부도 위험이나 부동산시장의 투기매매가 사라진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현재 건설업계나 금융시장 상황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후분양제 하에서는 건설업체가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국내 건설사 중 이런 정도의 자금 동원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춘 곳이 드물다는 지적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후분양제가 시행되면 준공까지의 사업 리스크, 금융비용 등을 분양가에 반영시킬 수 밖에 없고, 건설업체들이 수익성 전망이 확실한 사업에만 뛰어들어 주택물량 감소와 가격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선 분양제도를 이용해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를 해온 건설업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물론 중국까지 도입한 후분양제를 마다할 명분이 없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연구원은 "주택건설자금에 대한 대출은 건설업체 부채비율에서 제외시켜 주고, 후분양하는 사업에 대해서 세제·금리상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후분양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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