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친구들과 나눴던 한국말을 되찾고 싶어서 한국에 왔습니다."애국가의 작곡가 안익태(安益泰) 선생의 외손자 미구엘 익태 안 기옌(25)씨가 3월부터 한양대 국제학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는다.
한양대에서 우수 외국인학생에게 수여하는 국제장학금 프로그램에 선발돼 2년간 학비와 기숙사비, 생활비 등을 받으며 공부하게 된 미구엘씨는 21일 오전 입국했다. 그는 고향인 스페인 최고 휴양지 마요르카에서 오전에는 변호사로, 오후에는 대학 조교수로 일하며 외할머니 로리타 안(84) 여사와 함께 지내왔다.
그는 타계한 외할아버지가 스페인에서 이룬 음악활동과 애국가를 만든 과정 등을 외할머니로부터 전해 들어 잘 알고 있다.
그는 스페인에서 사용한 휴대폰 벨소리도 외할아버지의 작품인 '애국가'곡으로 맞췄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의 주변 사람중 애국가 선율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1980년부터 83년까지 한국에서 자란 미구엘씨는 "주위에서 관습과 문화가 전혀 다른 한국에 왜 가느냐고 말렸지만 외할머니도, 어머니도 한국말을 못하는 환경 속에서 나마저 한국말을 잊는 것이 싫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미구엘씨는 "대학원에서 한국어를 익히며 국제법 분야의 학위를 취득한 뒤 양국의 통상, 관광 등 분야의 교류 확대를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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