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의 거장이자 반전운동가인 노암 촘스키(74·사진) 미국 MIT대 교수는 20일 영국 BBC 방송의 '오늘'이라는 프로에 출연, "제 정신이라면 파국을 초래할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에 반대했다. 다음은 촘스키 교수의 반전론 요약 내용.대량살상무기(WMD) 사용 능력을 가진 이라크를 무장해제 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모두가 동의한다. 문제는 무장해제 방법이다. 해법은 세심한 사찰절차와 노력을 통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WMD 개발 수단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후세인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이는 곧 '자살 처방'이 될 것이다. 후세인이 제거되면 세계가 더 좋아질 것이란 점을 의심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미국이 내놓은 방법은 이상하다. 미국의 선제공격론은 심각한 인도적 파국을 초래할 뿐 아니라 후세인에게 WMD를 사용할 수 있는 실제적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역사에서 지금처럼 압도적인 반전 분위기가 일었던 전례는 없었다. 미국은 현재 상황이 60년대와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당시 미국은 대중적 반발 없이 수년간 베트남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지만 이젠 대중의 의식이 변했다.
미국과 영국이 약한 적을 상대로 승리할 수는 있겠지만, 이 승리는 과거와 달리 공격과 폭력을 용납하지 않는 대중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제 정신인 사람이라면 설득력 있는 논거도 없이 인도적 파국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과 영국이 지금까지 내놓은 논거는 너무 빈약해서 누구에게도 설득력이 없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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