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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명승은 "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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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명승은 "덤"이에요"

입력
2003.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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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시간을 냈는데 장만 보는 것은 섭섭하다. 모란장, 북평장, 정선장 인근에는 빼어난 여행지가 많다. 근처의 명소를 연계해 함께 돌아보면 나들이의 즐거움이 두배가 된다.● 경기 성남, 광주시 일대(모란장)

남한산성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에서 성남으로 가는 길목에 입구가 있다. 모란에서 9번 버스를 타면 산성 안까지 들어갈 수 있다.

서울을 지키는 4대 외곽요새가 있었다. 북쪽은 개성, 서쪽은 강화, 남쪽은 수원, 동쪽은 광주에 있었다. 남한산성은 이름과는 달리 동쪽에 위치한 요새였다. 백제의 시조 온조왕이 토성을 처음 쌓았고, 이후 여러 번 고쳐 쌓다가 조선 광해군이 본격적으로 돌로 축성했다고 한다.

남한산성의 둘레는 약 8㎞이다. 동서남북에 4개의 문을 냈고 관아와 창고, 행궁 등 227칸의 방을 지었다고 한다. 규모가 꽤 컸으나 남은 것은 몇 안 된다. 수어장대와 4대문, 일부 성곽만이 보존이 잘 되어 있을 뿐이다. 사적 제57호이자 경기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등산코스도 좋다. 성남시에서 출발하는 남문코스가 겨울에 인기가 높다.

망경암 마애여래좌상(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은 모란 가는 길에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하철 분당선 경원대역에서 약 20분만 다리품을 팔면 된다. 영장산 중턱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자연암벽에 불상을 새겼다.

불상 자체는 조선 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결가부좌한 좌상이다. 인근 바위에는 14개의 명문이 새겨져있다. 고려말부터 조선초에 이르기까지 임금이 친히 거동해 나라와 백성의 안락과 수복을 기원한 것이다.

망경암 근처에 봉국사가 있다. 경원대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조계종 조계사의 말사이다. 고려 현종 19년(1028년)에 창건한 천년고찰로 조선 태조와 현종이 중창했다. 인근에 아파트촌이 들어서 고즈넉한 맛은 떨어지지만 단아한 기품이 있다.

● 강원 동해, 삼척, 강릉시 일대(북평장)

갈 곳이 너무 많다. 굳이 꼽으라면 추암이나 정동진, 무릉계곡, 환선굴 등이다.

추암이나 정동진은 유명한 일출명소. 새벽에 가야 진수를 안다. 북평장과 연결된 7번 국도를 타면 두 곳에 쉽게 닿는다. 추암은 애국가 배경화면에 단골로 등장하는 해변이다. 200m 정도의 작은 해변이지만 모래사장 북쪽으로 기이하게 생긴 바위군이 있다. 그 중 촛대바위로 불리는 바위가 가장 유명하다. 일출 30분 전에 도착해 바위와 수평선을 물들이는 여명부터 감상해야 제맛이다. 어두울 때에는 하늘로 솟아오른 촛대바위를 향해 연한 붉은 색의 조명을 비춘다.

정동진은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알려진 곳. 철도청이 발빠르게 상품화해 유명해졌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해돋이를 주제로 한 거대한 테마파크가 됐다. 해돋이를 보고 조각공원 등을 둘러보면 그런대로 재미가 있다. 인근에 등명낙가사라는 약수가 유명한 절이 있다.

무릉계곡은 국민관광지 1호로 지정된 명소. 북평장에서 정선쪽 42번 국도를 타면 입구가 나온다. 초입부터 아름답다. 매표소에서 약 5분을 걸으면 무릉반석이 나온다. 수백명이 올라앉아도 좋을 만큼 넓은 너럭바위이다. 바위 위에는 선인들의 이름과 시가 새겨져 있다. 조선의 명필 양사언의 글씨도 있다. 무릉반석 건너편에 삼화사라는 절이 있다. 신라 선덕여왕 11년(642년)에 자장율사가 지은 고찰이다. 삼화사에서 용추폭포까지의 계곡 트레킹을 권한다. 1시간30분 코스로 길이 험하지 않다.

● 강원 정선군 일대(정선장)

한때는 탄가루가 날리고 먹물이 흐르던 곳이었으나 이제는 전국에서 가장 청정한 여행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자연의 회복력에 먼저 감탄한다.

'정선 아라리'의 고향인 아우라지에 먼저 들른다. 정선읍에서 여량쪽 42번 국도를 달리면 왼쪽으로 입구가 나온다. 이 길은 빼어난 강변 드라이브 코스이다. 아우라지는 임계에서 흐르는 골지천과 오대산에서 발원한 송천이 만나는 곳. 두 물이 '어우러지는 곳'이어서 지명이 아우라지이다. 뗏목을 타고 서울로 나무를 팔러 간 남자를 그리워하며 여인이 이 곳에서 아라리를 한스럽게 불렀다 한다. 그냥 평범한 합수머리이다. 눈에 덮여 있으면 더욱 평범하다. 아라리 여인의 동상을 세워놓았었는데 지난해 태풍에 떠내려가 버렸다. 강을 따라 떠난 님을 잊지 못했던 모양이다.

아우라지에서 계속 북쪽으로 진입하면 구절리가 나온다. 객차 하나를 단 비둘기열차의 종착역으로 알려져 있다. 역시 지난 수해로 철로가 유실돼 기적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구절리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종량동. 강릉시와의 경계다. 입구에 큰 폭포가 있다. 오장폭포다. 마치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처럼 바위 꼭대기에서 흐른다. 지금은 하얀 얼음으로 덮여있다.

화암동굴에 들른다. 동면에 위치해 있다. 정선읍에서 59번 국도-424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면 화암관광단지에 닿는다. 원래 금광이었다. 금을 캐던 광부들이 거대한 석회동굴을 발견했다. 지금의 굴은 금광의 갱도와 석회동굴을 결합한 것이다. 금을 주제로 한 테마동굴이다. 석회암이 빚은 태고의 신비도 경이스럽지만 금의 채광부터 활용에 이르기까지를 밀납인형 등으로 설명한 '금의세계'도 볼만하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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