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 기피로 축구팬들의 비난을 샀던 대한축구협회가 이번에는 '정몽준회장 사퇴 서명운동'을 주도한 축구인들을 징계하고 당사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조중연 협회전무는 특정인을 원색적으로 비난, 집안싸움이 인식공격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사퇴서명자 징계 파동
협회는 최근 지난해 11월 대선출마를 선언한 정 회장 사퇴 서명운동을 벌인 이은성 경기도축구협회 부회장에 대해 자격정지 3년을 내리는 등 관련자 9명에게 자격정지, 경고 조치했다. 이에 맞서 당사자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맞서고, 협회 안팎에서는 협회가 회장을 의식,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호 수원감독은 "회장을 물러나라고 했다고 징계를 내린 것은 협회가 독선적 조직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축구인 징계는 협회가 정회장의 사조직임을 인정한 꼴"이라며 "협회는 국민의 요구를 직시하고 올바르게 처신하라"고 논평했다. 이에 앞서 축구협회 부회장 출신인 민주당 장영달 의원도 "지도자는 실수해 국민들이 불편을 느끼면 물러날 줄 알아야한다"고 정회장 사퇴를 촉구했다. 협회는 반발이 잇따르자 "화합차원에서 사면을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조중연 인터뷰 파문
이런 와중에 조중연 전무가 20일 협회 홈페이지 운영대행사인 스포탈과의 인터뷰에서 신문선 MBC해설위원과 박병주 안양LG 고문에 대해 "이런 말하면 사람 욕하는 것 같지만 신씨나 박씨는 축구계에서 입으로만 먹고사는 인물이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두 사람을 상대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조 전무는 "두사람이 협회 이사였던 1990년대 초반 아무것도 한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위원은 "대꾸할 가치 조차 없다. 협회는 쓴소리를 하는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 편협한 조직임을 공표한 셈"이라고 반박했다.
집안싸움 소식이 전해지자 ID가 '축구사랑'인 한 팬은 협회 홈페이지에 "어떻게 회장직 사퇴요구가 축구인의 명예를 실추한 것인가"라고 주장하는 등 네티즌과 축구팬들의 부정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한 원로축구인은 "협회가 국민의 의식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일련의 사태를 환골탈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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