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새 정부의 공기업 및 정부산하기관 임원직에 공식적으로 인사추천권을 행사할 예정이라는 보도는 황당하다. 정대철 최고위원에 따르면 2,000∼2,500개 정도의 공기업과 정부산하기관의 대표·이사·감사직 등 중에서 250∼300개 정도를 당에서 추천하기로 했다고 한다. 새 정부의 참신성을 과시해야 할 인사에 '낙하산 인사' 관행이 재현되는 것이 걱정된다. 현 김대중 정부가 불신을 받은 것이 특정지역 편중인사, 즉 낙하산 인사에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특정지역 인사와 특정정당 인사는 먼 얘기가 아니다.민주당은 대선 승리의 전리품을 나눠 갖는 논공행상 잔치라도 한바탕 벌이려는 듯하다. 민주당의 새 출범을 알리는 개혁의지에 맞지도 않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다. 공기업 등이 겪는 내부갈등과 비효율성의 가장 큰 원인은 매번 반복되는 정권교체와 관련된 낙하산 인사다. 전문성과 거리가 먼 인사의 발탁으로 공기업 등에는 잡음이 무성하고 생산성은 저하돼 왔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최근 "장사를 하거나 이익을 내야 할 자리에는 경영마인드가 있는 사람, 공익성이 필요한 자리에는 관련 전문가를 임명해야겠지만, 개혁성이 요구되는 자리에는 당 인사를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노 당선자의 이 말을 민주당은 자기에게 편리하게 해석하는 듯하다.
민주당의 논공행상식 인사방안을 국민이 주목하는 것도 그것을 통해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방향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참신성을 보여줄 국무총리와 장관, 대통령 비서 등 많은 인사가 기다리고 있다. 낙하산 인사의 구습은 더 이상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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