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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윤리경영"/ 현대차·삼성·LG·KT등 선언 확산 "선물 안주고 안받기"등 구체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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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윤리경영"/ 현대차·삼성·LG·KT등 선언 확산 "선물 안주고 안받기"등 구체안 마련

입력
2003.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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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이를 무너뜨리는 데는 5분도 안 걸린다."세계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의 경영 화두로 '윤리경영'을 채택하고 있는데 발맞춰 국내에서도 윤리경영 선언이 유통업계, 금융계와 자동차 업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은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윤리경영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천방안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윤리경영은 선택 아닌 생존전략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협력업체와의 거래에서 공개입찰과 전자 입찰제를 조기 정착시키겠다는 내용의 '윤리경영·투명경영'을 선언했다. 또 설을 앞두고 '선물 안 주고 안 받기' 캠페인을 벌이기 위해 2,500여 협력업체에 협조를 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와함께 임직원 윤리실천강령과 협력업체 윤리강령을 강화하고, 협력업체와 임직원 및 고객들에게서 불공정 거래를 인터넷으로 신고 받아 '사이버 감사실'과 '협력회사 소리함'을 활성화 하기로 했다.

정몽구(鄭夢九)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유럽이 자동차 강국으로서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경제, 사회의 투명성과 명확한 법적 절차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윤리경영'의 구체적 실천 조치를 강조했다.

현대 기아차는 외부에서 조달하는 자재가 연간 20조원이 넘어 이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기업의 성장 뿐 아니라 생존에 필수조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감사실장 출신 김치웅 전무가 현대 기아차 구매총괄본부 부본부장으로 기용된 것도 이 때문이다.

상관 부정한 지시 복종도 처벌

현대 기아차 뿐 아니라 삼성, LG, 국민은행, KT 등 국내 1류 기업들도 앞 다퉈 윤리경영을 선언했다.

삼성그룹의 경우 올해부터 직원들에게 상사의 직무유기나 부당한 지시를 보고하도록 의무화했으며, 부하직원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따를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하는 '부정 판단기준' 을 신설했다. LG칼텍스정유는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준법감시인에 부사장급을 선임했다.

국내 윤리경영의 선두 주자인 유통업계도 설을 맞아 협력사에 일제히 '설 선물 주고받기 금지' 서한을 보내는 등 윤리경영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3년째 윤리경영을 실천 중인 신세계는 설을 앞두고 6,000여 협력업체에 윤리경영 실천 협조공문을 보냈다. 현대백화점도 '사이버 감사실'을 운영해 협력사 거래 관련 부정을 인터넷을 통해 무기명으로 받아 비리를 해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고위 관계자는 "협력사와 관련직원이 만날 필요가 없도록 가능한 모든 입찰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입찰로 진행해 비리 소지를 원천 차단할 방침"이라며 "입찰과정과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해 올해를 윤리경영 실현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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