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살생부 파문에 이어 이번에는 한나라당판 살생부가 인터넷에 등장했다. 문제의 문건은 인터넷 정치분야 사이트인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에 '2004년 척결'이라는 ID의 네티즌이 띄운 '토XX격문: 한나라당편' 이라는 제목의 글. 이미 다른 사이트로 급속히 번져 '노사모' 홈페이지까지 올랐다.이름이 오른 의원은 16대 대선 당시 당직을 맡았거나 대여 공세의 선봉에 섰던 서청원 대표와 김영일 사무총장, 이규택 총무 등 40여명으로, 행적과 발언내용이 함께 적혀 있다. 17대 총선의 낙선운동을 주도하겠다는 의미로 자신을 '2004년 척결'로 명명한 필자는 "입대 전에 백성이 더 이상 한나라당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그들이 자행한 범죄와 음모는 인터넷의 거울 속에 한 점 남김없이 탄로날 수 밖에 없음을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밝혔다.
문건에서는 정형근 의원이 "모든 음모의 배후 또는 하수인으로, 척결대상 중의 척결대상"이라며 가장 심한 비난을 받았다. "철새행각과 막말행각"(이 총무), "나이만 386이지 행동은 수구구태 정치인만 못하다"(남경필 전 대변인)는 표현의 지도부 비판도 뒤따랐다.
문건은 또 김원길 박상규 원유철 김윤식 이근진 강성구 전용학 이완구 함석재 이양희 이재선 한승수 의원 등 입당파에게도 원색 비난을 퍼부었다. 반면 '국민 속으로' 소속 의원 등 당내 개혁파에 대해 "기대를 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고, 최병렬 의원에 대해서는 "참으로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밖에 홍준표 김기춘 김문수 이재오 이부영 허태열 하순봉 유흥수 김기배 현경대 정창화 신경식 박희태 김찬우 강삼재 최돈웅 박승국 안택수 이재창 권오을 김용균 의원 등이 비난의 표적이 됐다.
이에 대해 명단에 포함된 대다수 의원은 "한나라당을 싫어하는 사람의 일방적 화풀이"라며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경필 의원은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남을 헐뜯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종희 대변인은 "글의 내용이 실제 인적 청산으로 연결될 개연성이 있는 민주당 살생부와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우리 당 의원을 흥미위주로 깎기 위한 치졸한 글"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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