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문화개방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을 제외한 프랑스 캐나다, 남미와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무역협정을 통한 문화시장개방 논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문제에 시민단체가 아닌 정부가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민족문화작가회의, 민족미술인협회,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등 14개 문화단체로 구성된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KCCD)는 2월 2∼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문화전문가단체회의(CCD) 파리 총회'를 앞두고 21일 참가단 기자회견을 열어 3월 31일로 예정된 세계무역기구(WTO) 문화양허안 협상 거부 및 국제문화전문가단체회의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국제문화전문가 단체회의는 1998년 설립돼 프랑스 한국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등 10여개국의 30여개 단체가 가입한 문화기구로 미국 주도의 시장질서 재편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기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무처장은 "파리 총회에서는 양허안 제출 마감시한을 앞두고 국제사회가 조직적 대응을 모색하는 한편, 스크린쿼터 폐지로 자국 문화의 독자성을 상실한 칠레와 시장을 보호하고 있는 한국의 사례를 비교 분석하는 자리도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에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장 자크 아이야공 문화부장관 등이 공식 발제자로 나서 WTO 중심의 개방 논리을 반박할 예정이다.
강내희 중앙대 교수는 "미국식 무역협상에 굴복하면 각국의 영화, 방송, 음반 등 대중문화의 핵심산업이 고유한 시장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며 정부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총회에는 유지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 안성배 민족예술인총연합 정책기획팀장 등 12명이 참가한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