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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일년째 불면증 고생 50대주부 호르몬치료 부작용듣고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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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영박사에게 상담하세요]일년째 불면증 고생 50대주부 호르몬치료 부작용듣고 중단

입력
2003.01.21 00:00
0 0

문>일년째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50대 초반 주부입니다. 온 밤을 누워 지새우며, 옆자리 남편의 코고는 소리도 듣습니다. 낮에는 활동을 합니다만, 개운치 않으며 다시 잠 걱정을 합니다. 종합병원 갱년기 클리닉에서 호르몬치료를 받으면서 기분이 다소 좋아져 그런대로 버텨 왔으나 유방암에 걸리기 쉽다는 얘기를 듣고 두달전 그것도 중단했습니다. 그 바람에 가끔 복용하던 수면제도 구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한 살 위인 남편은 지금도 운동으로 다져진 청년시절 몸매와 근육을 유지하며, 가정과 직장에 충실합니다. 아들은 군복무, 딸은 외국유학 중입니다. 어떻게 하면 잠 좀 잘 수 있을까요? (서울 한남동 장씨)

답>자식들이 떠나가고 갱년기를 맞으면 인생이 무상하고 괜히 허전해지는데, 불면증까지 있으시니 얼마나 고달프십니까?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댁은 불면증이 아니십니다. 우리 수면은 우리가 의지로 조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뇌가 자동적으로 조정하는 수면에 대해서 우리는 단지 자연법칙에 맡겨버리면 그만입니다.

인간은 잠을 열흘 동안 자지 못하면 죽습니다. 죽기전에 이미 발광합니다. 일년간 활동을 해오신 것을 보면 댁은 잠을 주무시고 계십니다. 다만 자주 깨시는 관계로, 예컨대 10분 주무시고 1분 깨있는 상태가 지속되기에 본인은 온 밤을 지새우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잠을 자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더 문제입니다. 일어나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면 피곤해져 잠이 들 수 있으며, 그 날 못 자더라도 다음 날에는 더 잘 잘 수 있습니다.

강한 수면제는 꼭 필요할 때 일주일 이내로 쓰는 것이 좋으며, 더 필요한 경우는 다른 약을 쓰거나 상담을 받는 쪽이 바람직합니다. 갱년기 호르몬치료 부작용에 대해 국내 전문가 상당수가 "가슴이 작은 동양여성은 서양사람처럼 유방암 걱정을 지나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또 갱년기 여성은 자칫 몸이 아주 늙어버리는 것으로 오해하며, 비슷한 나이라면 상대적으로 젊은 몸매를 유지하는 배우자를 부러워하고 다른 곳에 정신을 팔까 봐 걱정도 하지요. 성실한 남편과 장래가 촉망되는 자녀를 가지신 댁은 지금 심하게 갱년기를 넘어가는 것이 아니십니다. 집에만 계시지 말고, 친구들도 만나시고, 젊어서 못한 취미생활과 새 취미를 찾아 자신을 쏟아보세요. 봉사활동단체에도 가입해 보시지요.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명예교수 dycho@dyc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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