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새로운 무역협상인 도하개발아젠다(DDA)에 따른 경제적 혜택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으로 집중되며, 한국이 얻는 상대적 혜택은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보다 25%나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20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입수한 미국 미시간대의 'DDA와 UR의 파급효과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94년 체결된 UR로 세계 경제가 얻은 총 730억달러의 경제적 혜택(Economic Welfare) 중 3.48%인 25억4,600만달러의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DDA 협상이 타결될 경우에는 경제적 혜택의 절대규모(149억3,000만달러)가 늘어나기는 하지만, 전체 혜택(5,740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UR의 4분의 3 수준인 2.6%로 낮아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같은 현상은 경쟁력이 취약한 농업 부문의 개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 경제는 DDA 타결로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 부문의 무역장벽이 33% 제거되는 것을 가정할 경우 서비스와 제조업에서는 각각 76억1,900만달러와 86억2,200만달러 혜택을 입는 반면 농업부문에서는 13억1,100만달러의 피해를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의 최대 경쟁상대인 중국은 DDA 타결로 UR(13억달러·전체의 1.78%)보다 규모로는 14배, 비중으로는 2배가량 늘어난 188억8,600만달러(3.29%)의 효과를 얻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시간대는 경제적 혜택의 대부분이 미국, 일본, EU 등으로 집중될 뿐만 아니라, 집중 정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 730억달러의 UR 효과 중 EU(237억달러), 일본(68억6,500만달러), 미국(197억9,500만달러) 등 선진 3개국에게 돌아간 규모는 73%인 538억달러였다. 반면 DDA에서는 EU(2,096억달러), 미국(1,439억달러), 일본(1,002억달러) 등이 챙기는 경제적 혜택이 협상 타결에 따른 전체 혜택의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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