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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서울, 숨을 쉬게 하자!/문예진흥원 'Visible vs. Invisible'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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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음하는 서울, 숨을 쉬게 하자!/문예진흥원 'Visible vs. Invisible'전

입력
2003.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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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이 이슈다. 강북뉴타운이 논의되고, 거대 주상복합건물이 갖가지 화제를 몰고 다닌다. 한쪽에는 개발 혹은 편리라는 이름으로 도시를 인공적으로 창조하겠다는 사람들, 다른 쪽에는 고향으로서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무절제하게 구획된 도시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괴리돼 있다. '도시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면에서 서울은 괴롭다. 만신창이다.문예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이 2월 2일까지 여는 'Visible vs. Invisible' 전은 거대도시 서울에 지금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 도시민들이 갈망하는 장소는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전시회다. 기획자인 건축가 김선아(39)씨는 "자고 나면 바뀌는 각종 도시개발계획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도시를 삶의 터전, 하나의 문화로 여기는 게 아니라 자기 울타리 밖에 있는 경제·힘의 논리의 장으로만 생각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말한다.

김씨와 영상작가 이형주(41) 정승모(30) 최용진(28), 음향작가 정수연(44)씨 5명이 만든 전시는 미술관을 하나의 스크린으로 바꾸었다. 관객은 전시실에 들어서면 15분간 이들이 만들어 낸 단편영화 같은 화면과 디지털 영상, 전시공간 가득한 음향에 파묻힌다.

마구잡이로 개발된 도심과 주택가, 붐비는 지하철 역, 차량으로 꽉 막힌 도로의 야경 등 아날로그 영상이 '도시 서울'이라는 주제로 묶여 보여진다. '개발 강박증'은 서울을 이 모양으로 만들어버린 도시계획의 문제점을 거대한 격자무늬판에 자를 대 선을 긋고 칼로 자르는 모습을 통해 상징화한다. 마지막은 '갈망'이다. 푸른 한강 변에서 사색에 잠긴 사람, 숲에 둘러싸인 도심의 빌딩, 가로수 길을 산책하는 도시인의 모습을 디지털 영상에 담았다.

이번 전시회는 마로니에미술관이 젊은 전시기획자 지원을 위해 4년 전부터 해 온 공동기획전 공모 2003년 선정작 5건 중 첫번째이다. 기획자 김씨는 마침 올해 한국일보가 각 분야에서 활약할 젊은이들로 선정한 '서울을 이끌 새뚝이'에 꼽힌 사람이기도 하다. 한양대를 나와 이탈리아 베니스건축대학을 졸업하고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코디네이터를 지냈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월드컵공원 전시관을 기획했고 현재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이기도 하다.

그는 "저마다 대도시 서울에서의 인간의 왜소함, 소외감을 이야기하지만 역설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것은 도시 그 자체이며 그것을 아름답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02)760―4605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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