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무일푼인 상태에서 선진국들로부터 돈을 빌리기에 바빴던 아시아가 이제 서구를 먹여 살리는 돈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20일 세계 굴지의 기업과 거대 은행 및 서구 선진국들이 점차 아시아권으로부터 투자되는 자금에 의지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이 많은 수혜를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재무부가 외국에 진 빚(채권)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고, 이 채권을 보유한 상위 10개국(국제기구 포함) 중 절반이 일본, 중국, 홍콩,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시아 투자가들이 최근 수년 간 미국 정부에 수천 억 달러를 빌려줌으로써 미국의 재정 운영을 도와준 셈이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조셉 퀸란 교수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아시아는 사실상 미국의 물주"라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아시아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여념이 없다. 미국의 포드, GE는 물론 유럽 기업들까지 경쟁적으로 아시아를 돌며 투자 유치를 호소하고 있다.
이는 현재 아시아에 약 9,500억 달러의 초과 자금이 금융권 주변을 배회할 정도로 달러 자금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아시아 각국 정부와 은행, 기업, 개인들이 1997∼98년 외환위기 이후 자산을 달러로 비축한 것도 한 이유다. 특히 안전하기로 소문난 미국 재무부 채권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분석가들은 앞으로도 달러 및 유로화 채권에 대한 아시아권의 호감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경우, 자국 금융체계와 민간 부문이 취약해 향후 수년 간은 자금이 계속 해외로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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