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직원이 "전체를 위해 가는 길"이라는 내용의 의문의 유서 한 장만을 남긴 채 투신 자살했다.20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 16층에서 납세홍보과 6급 직원 김동규(47·서울 송파구 가락동)씨가 건물 뒤편 화단으로 투신 자살했다. 경찰은 김씨의 양복 주머니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이 길이 전체를 위해 가는 길이라 믿었다" "아빠는 대의를 위해 가는 거란다"는 내용의 한 장짜리 유서를 발견, 김씨가 업무 관련 사건으로 고민하다 비관 자살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중이다. 김씨의 부인 석모(46)씨는 "남편이 최근 '내 능력을 알아주지 않는다' '상사와도 관계가 좋지 않다' 는 등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자주 토로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1999년 부동산 투기 조사와 관련, 세무잡지를 통해 자신이 부당한 세무조사를 벌였다고 주장한 세무사 이모(66)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벌여 지난해 승소판결을 받아내는 등 소송에 휘말렸던 사실을 확인, 관련자를 조사키로 했다. 부인 석씨는 경찰에서 "남편이 '당시 잘못이 없는데도 소송을 혼자 수행하며 힘들었고, 직원들로부터 소외당했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김씨가 사생활 등 개인적인 문제로 고민하다 자살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김씨는 1976년 9급 직원으로 국세청에 들어가 강동세무서 등을 거쳐 2001년 10월 본청 조세박물관기획단에 파견돼 근무중이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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