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노조원 배달호씨의 분신 자살사건으로 연초부터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 대의원이었던 배씨는 지난해 장기 파업 끝에 정직(停職)과 복직, 급여 가압류 등을 겪다가 '6개월 이상 급여를 못 받았지만, (급여 날) 나에게 들어오는 돈은 없다'는 유서를 남겨놓고 자살했다. 민주노총과 두산중공업 노조 등은 회사가 대규모 해고와 징계에 이어 민사상 가압류를 하는, 새로운 경제적 노동탄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파업과 추모집회에 나섰다.반면 회사와 경제단체 등은 노조가 노조원 분신자살을 빌미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들은 징계와 월급·재산 가압류 문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취한 조치이기 때문에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는 먼저 모두 목소리를 낮추고, 파업의 결과라고는 하나 개인적 부담을 못 이겨 극단적 방법으로 생을 마감한 배씨의 비극에 대해 엄숙히 책임의식을 느껴야 한다. 노사 양측은 유족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슬픔을 함께해야 한다. 회사 측이 노조원에게 파업의 책임을 물어 재산·급여 가압류까지 시키는 것은 개인의 감당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조치는 남발되어서는 안 되며 극히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할 것이다.
배씨의 희생은 또한 노조가 장기파업에 돌입하기 앞서 효율적인 노조원 보호장치부터 강구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노조는 이번 비극을 정치투쟁화하기에 앞서 냉철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노사정위원회가 이번 사태에 나서 해결책을 모색했으면 한다. 노조원 개인의 억울한 희생을 막고, 지금 노사간의 첨예한 갈등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노사정위가 적극 나설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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