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경남 합천군 봉산면 합천댐 호수에 소방헬기가 추락, 외국인을 포함한 두 명의 조종사는 실종되고 탑승자 5명은 16시간 만에 구조됐다.▶사고 및 탈출 순간
사고 헬기는 자동항법장치 테스트를 위해 이날 오후 3시20분께 대구 K-2비행장을 이륙했다. 헬기에는 주조종사인 폴란드인 루진스키(50)씨와 부조종사인 유병욱(兪炳旭·39) 소방위 외에 장성모(40·정비사) 소방장, 영국인과 폴란드인 기술자 4명 등 모두 7명이 타고 있었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자동항법장치에 의해 40여분간 비행 후 합천 상공에 도착한 사고 헬기는 오후 4시께 '하버링(제자리 비행)' 기능시험 중 갑자기 기체가 오른쪽으로 기울며 호수로 곤두박질쳤다. 탑승자 가운데 조종사 2명을 제외한 5명은 100여m 가량 헤엄쳐 호수 내 작은섬에 도달한 뒤 서로 부둥켜 안고 낙엽을 덮은 채 추위와 어둠을 이겨냈다. 이들은 탈출 16시간 만인 19일 오전 8시40분 수색대에 발견됐으며 저체온증과 탈수현상을 보이지만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존한 장성모 소방장은 "루진스키와 유 소방위도 추락 직후 헬기를 빠져 나왔으나 탈진상태여서 변을 당한 것 같다"며 애통해했다. 유 소방위는 한국항공대 졸업 후 해군에 입대, 대위로 전역한 뒤 2001년 8월 대구소방항공대에 배치돼 근무해왔으며, 부인 김혜은(39)씨와 아들 신혁(10)군 등 3남매와 대구에서 살고 있다.
▶수색 작업
대구소방본부는 사고 헬기가 비행 예정시간을 훨씬 넘기고도 돌아오지 않고 교신조차 두절되자 오후 6시45분께 조종사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실종지점을 합천군 묘산면 오도산 일대인 사실을 확인했다. 소방본부와 경찰은 즉각 구조대 500여 명을 동원해 오도산 일대 수색작업에 나섰으나 날이 어두워진 데다 산세마저 험해 철수하고 19일 오전 1,300여 명을 동원해 재수색작업에 나서 생존자들을 찾아냈다.
사고 헬기는 2001년 폴란드에서 들여 온 W-3A SOKOL기종(14인승)으로 제작사 소속인 외국인 기술자 5명은 시험비행을 위해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에 각각 입국했다.
/대구·합천=유명상기자 msyn@hk.co.kr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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