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동안 한국 입국이 금지된 상태에 있는 재독 철학자 송두율(宋斗律·58·사진) 교수가 처한 상황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경계도시'가 16일 53회 베를린영화제 포룸 부문 특별프로그램 초청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제 주최측은 내달 7일 오후 9시 베를린 아르제날 극장에서 경계도시를 상영할 것이라고 제작진에게 통보했다.부부 사이인 홍형숙(洪亨淑·41·여) 감독과 강석필(姜錫泌·33) 프로듀서가 제작한 경계도시는 지난 해 부산영화제에 이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79분 분량의 6㎜ 영화. 이 영화에는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송 교수가 고(故) 문익환(文益煥) 목사를 기리는 늦봄 통일상을 받기 위해 30년 만에 귀국하려다 좌절된 사건 등을 포함해 2000년부터 2001년까지 벌어진 일들이 담겨 있다. 제작과정에서 국정원 요원이 "송 교수는 북한 고위공작원이 확실하므로 국가보안법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며 제작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홍 감독은 바로 이 장면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 영화에 포함시켜 국정원과 마찰을 빚고 있다.
강 프로듀서는 "제작진과 주인공, 관객들이 한 극장에 모여 분단 현실이 일상적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토론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를린영화제측은 포룸 부문에 실험적 영화들을 초청작으로 선정하지만 순위를 매겨 수상작을 따로 뽑지는 않는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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