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청와대 비서실 등 핵심인선을 놓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 주변에서 엇갈린 말이 나오는 등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 핵심관계자가 요직의 '낙점'을 밝히면 바로 다음날 다른 핵심이 이를 부인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17일 인수위 주변에서는 "문재인(文在寅·50) 변호사가 청와대 민정수석에 유력하다"는 말이 흘러나왔고 일부 보도도 됐다. 신상우(辛相佑) 전 국회부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 변호사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낙연(李洛淵) 당선자 대변인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부인했고, 신계륜(申溪輪) 당선자 비서실장은 "내부에 찬반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혼선은 노 당선자 주변의 이해관계에 따라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홍보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민정수석은 새 정부 요직인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 자리인 만큼 신경전이 치열하다. 우선 영남출신과 노 당선자의 386 참모진들은 문 변호사를 미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의 핵심 인사들은 생소한 문 변호사를 상대적으로 덜 선호하고 있다. 또 문희상(文喜相)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 주변에서는 "당선자 비서실장만 하고 그만둘 신계륜 비서실장이 비서실 인선 전반을 관장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국무총리로 유력시되던 고건(高建) 전 시장에 대해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한 386 핵심 참모는 "고 전 시장이 당선자와 색채가 어울릴지 잘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