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의뢰를 받은 동덕여대 우남희 교수 연구에 따르면, 영어교육 경험이 없는 만 4세와 만 7세 어린이 군(群)을 상대로 한 테스트에서 4세 어린이들의 학습 성적이 훨씬 낮게 평가되었다.조기 영어교육론자들은 테스트 표본이 빈약해 신뢰도가 떨어지는 연구라고 반박하면서, 언어교육은 어릴수록 좋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나 만 4세 어린이들은 통제가 안돼 연구 테스트가 어려웠고, 영어놀이와 게임 역시 의미와 규칙을 몰라 적절한 교육방법을 찾기 어려웠다는 보고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4세 어린이들이 7세 어린이들에 비해 테스트 성적이 현저히 낮은 것은 아직 언어학습에 적합할만큼 두뇌가 발달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자발적인 의욕이 없어 통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는 현상이다. 한국어를 모르는 원어민 강사의 일방적인 영어교육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조기 영어교육 유해론은 근래 몇 차례 제기되었다. 지난해 11월 서울대 외국어교육연구소와 국어교육연구소 주최 학술토론회에서는 모국어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국어 교육을 강제하면 부작용이 일어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같은 달 한글학회 주최 토론회에서도 초등교육 단계에서는 읽고 쓰고 셈하는 기초교육이 우선이라는 연구발표가 있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가르치겠다는 그릇된 풍조에 대한 경종이다.
혀를 길게 하려고 설소대를 수술하고, 한 달에 100만원이 넘는 영어유치원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 조기 영어교육 열풍이 자녀들에게 꼭 좋은 일인지, 한 번쯤 숙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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