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기지가 바로 옆에 있는데 아파트 공사와 입주가 제대로 되겠습니까."인천 송도 미사일기지 이전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사일기지 부대와 인접한 송도신도시 일대에서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 이뤄져 주민 안전이 위협받고 재산권 행사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또한 이런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아파트를 분양한 건설회사와, 분양을 허가한 인천시, 연수구 등 관련 당국에 대해서도 강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미사일기지 옆에 들어서는 아파트단지
7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는 송도신도시는 미래형 과학도시로 개발될 지역. 그러나 송도미사일기지 이전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기지 이전은 1998년 말 연수구 도심지역에서 공중오발사고가 나면서 불거졌다. 기지를 이전하라는 여론이 일자 국방부와 인천시는 2000년 6월 미사일기지를 영종도로 옮기기로 하고 주민동의 없이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각서에 따라 시는 지난해부터 형질변경과 보상 등 본격 이전작업에 착수하려 했으나 뒤늦게 사실을 안 영종도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백지화 위기에 처해 있다. 당국은 제3의 장소를 물색중이나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와 건설업체들은 "언젠가 부대가 옮겨갈 것"이라며 분양을 강행했다. 이번에 분양된 송도신도시 아파트는 미사일 추진체 낙하피해예상지역(미사일기지에서 반경 3.5㎞ 이내)에 속하는 곳이어서 전후 사정을 모르고 청약한 주민들에게 피해가 우려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군 당국이 안전을 이유로 미사일기지의 새로운 이전지가 확정되기 전에는 아파트 착공을 못하도록 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 경우 착공과 입주가 불투명해 주민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약자 이모(45·인천 연수구 동춘동)씨는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푼 주민들이 당국의 무책임한 처사로 재산권에 큰 손해를 본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관련 당국 및 부동산 중개업소와 결탁 의혹
3일 끝난 인천지역 동시분양에서 송도신도시에는 모두 3,844가구가 분양 물량으로 나왔다. 이 가운데 풍림산업이 3,334가구로 전체의 90% 가량을 차지했다. 미사일기지 이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처럼 특정 업체가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는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건설회사인 풍림과 인천시 및 연수구간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송도신도시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체가 청약률과 회사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부동산 중개업소를 동원, 투기를 조장한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중개업자 이모(49)씨는 "건설업체들이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최소 10여 개의 중개업소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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