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룸살롱'이 한창 번성하던 1990년대 중반, 국내 유흥가에서는 한 때 '가짜 양주' 바람이 불었다. 일부 전문적인 주류 조직들이 싸구려 저질 양주를 넣은 무자료 가짜 술을 업소에 공급했고, 일부 유흥업소는 손님들이 먹다 남은 술을 다시 담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한 때 '양주의 절반은 가짜' 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소비자와 유흥업소, 주류 제조사 간의 오랜 불신을 마케팅으로 활용한 사례가 바로 진로발렌타인스가 2001년 선보인 '임페리얼 키퍼'다.이 키퍼 캡 장치는 의도적인 위조나 리필을 상당 부분 방지함은 물론, 술을 따르는 양과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실제 초기 키퍼 캡을 단 위스키 병에 강제 리필을 할 경우 무려 10시간이나 소요됐다. 현재는 그 기능을 강화해 리필이 거의 불가능하다.
키퍼 캡 덕에 임페리얼 키퍼의 매출액은 무려 1년 사이에 20%나 증가했다. 임페리얼 키퍼는 현재 국내 위스키 전체 시장의 29%를 차지, 단일 위스키 브랜드로는 최다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위스키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0만 상자를 돌파하기도 했다.
/송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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