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측은 14일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일본총리가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와의 전날 면담에서 한 발언 일부를 한나라당이 잘못 발표한 것을 놓고 "의도적 왜곡"이라며 강력 비난했다. 대선 이후 노 당선자측이 한나라당을 정면으로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이낙연(李洛淵) 당선자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이 오직 당리당략을 위해 사실까지 왜곡하면서 새 정부와 우방의 관계를 훼손하고 있다"며 "외교적 결례이며 국익까지 손상할 수 있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공격했다. 이 대변인은 또 "한나라당은 대선이 끝나자 마자 정치공세에 매달리지 말고 국민이 선택한 정부의 출범을 도와주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의 발표 내용은 "모리 전총리가 '노 당선자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반미 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노 당선자의 시각이 한미일 공조를 중요시 여기고 있는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는 것.
이에 대해 김현미(金賢美) 당선자 부대변인은 "모리 전총리 본인과 주한 일본대사관에 확인한 결과 이는 잘못된 발표"라며 "모리 전 총리는 '일본에서 언론보도를 보니 그런 내용이 있었다'고 한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한 게 아니다"고 즉각 반박했다. 그는 이어 "모리 전총리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일본 기자에게 '일본 대사관을 통해 한나라당에 항의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 대변인은 이날 "면담에 배석했으나, 일본 언론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는 것인지, 모리 전 총리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한 것인지 불분명하다"며 발표 내용이 잘못됐음을 간접 시인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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