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이 잘못된 기업 분석과 공모가 부풀리기의 후유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한화증권은 지난해 8월 하이닉스반도체에서 분사한 이미지퀘스트의 코스닥 등록 후 주가 폭락으로 186억원의 공모 주식을 되사들여 증권업계 시장조성 1위라는 불명예를 안은데 이어 60억원이 넘는 손실을 올해까지 떠안게 됐다.
당시 한화는 이미지퀘스트의 공모가를 기업 가치보다 높은 2,900원으로 산정했으나 주가는 등록 이후 연일 하한가로 곤두박질 쳐 6개월이 지난 현재 1,6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로인해 한화는 공모 후 한달 간 공모가의 80%인 2,320원 이하로 주가가 떨어질 경우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시장조성을 통해 이미지퀘스트의 주식 801만7,392주를 매입했다. 이는 이미지퀘스트 전체 지분의 18.7%에 이른다.
한화는 지난해 이 중 일부만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했으나 여전히 주가가 매입가에 턱없이 못 미쳐 나머지 물량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스닥시장 침체로 800만주가 넘는 주식을 내놓을 경우 물량 압박과 수급 불안으로 주가는 더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를 계속 보유할 경우 60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주가의 추가 하락으로 눈덩이처럼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화증권은 이로인해 지난해 9월까지 21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데 이어 대규모 시장조성으로 수익성이 더 나빠졌다. 코스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도 한화증권에 기업공개 의뢰를 꺼리는 등 기업금융 영업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화증권은 이미지퀘스트의 공모 당시 2002년 예상 매출과 순이익을 각각 3,966억원, 121억원으로 추정했으나,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은 2,685억원에 불과했으며, 순이익 역시 추정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7억원에 그쳤다. 그만큼 주간 증권사가 기업 분석과 수익 예측을 잘못했고, 공모가도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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