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교황청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한시도 한국교회의 아들임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한국인 최초로 교황대사(방글라데시 주재)로 임명된 장인남(張仁南·54) 대주교가 바티칸 대성전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주교품을 받은 뒤, 13일 오후 귀국했다.
1985년부터 엘살바도르, 에티오피아, 시리아, 프랑스 등지에서 교황청 외교사절로 오랜 해외생활을 해온 장 대주교는 "한국에 왔던 순교 성인들의 열성으로 세계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교황대사 임명의 영광을 한국 교회에 돌렸다.
장 대주교는 앞으로 주재국 가톨릭 교회의 현황을 감독하고, 그곳에서 교황의 대변인 역할을 한다. 그는 "방글라데시는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이슬람교 신자이고, 천주교 신자는 전체의 0.2%(25만∼30만명)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두 종교간 대화에 역점을 두고 선교활동을 펴나가는 한편, 사회구조 활동도 활발히 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 대주교는 15일 오전 11시 청주교구 내덕동 성당에서 열리는 대주교 서품 감사 미사와 19일 정오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감사 미사를 봉헌한 뒤 2월 초 방글라데시로 떠날 예정이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장 대주교는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차장을 지내다 82년 로마 유학길에 올랐다. 교황청 외교관 학교에서 교황대사관 공용어인 이탈리아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익힌 그는 한국인 사제로는 유일하게 교황청 외교관으로 지내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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