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20년을 맞아 또 다른 글쓰기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지, 좀더 느린 발걸음으로 길을 다지면서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중에 중국에서 처음으로 쓴 소설로 상을 받게 돼 너무 큰 힘이 됐습니다."13일 제27회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김인숙(金仁淑·40·사진)씨는 2002년 8월 중국 다이롄(大連)으로 떠났다가 12월 일시 귀국했다. 이한을 일주일 앞두고 수상 통보를 받은 그는 "호주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먼 길'로 1995년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했던 것처럼 이국 체험은 거리를 두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학적 자양이 된다"고 덧붙였다.
수상작인 단편소설 '바다와 나비'는 남편과의 불화로 아이와 함께 중국으로 떠나 온 여자와 희망을 품고 한국으로 결혼하러 가는 조선족 여자의 이야기다. 심사위원인 소설가 최일남씨는 "김인숙 소설의 변함없는 본보기로 가벼운 글쓰기와의 차별화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김씨는 "무엇이든 다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내 뿌리는 80년대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며 "뿌리가 드러나면서도 변화를 섞어 가는 것이 내가 꿈꾸는 행복한 글쓰기"라고 밝혔다. 이상문학상 선고위원회는 종전의 '기(旣) 수상 작가 우수작상'을 폐지하는 대신 2003년부터 특별상을 신설, 전상국씨의 단편 '플라나리아'를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10월에 열린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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