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니 교육부 폐지론이니 뭐니 하는 말이 들리는 것 아닙니까?"13일 오전 8시30분 정부중앙청사 교육인적자원부 부총리실에서 열린 실·국장 회의는 1시간여 내내 냉기가 감돌았다. 웬만해선 부하 직원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않는 이상주(李相周)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대노(大怒)'했기 때문이다.
이 부총리의 질책은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관리에서 나타난 교육 관료들의 안이하고 무능한 태도를 꾸짖는데 모아졌다. 법원이 '반올림 전형 부당' 이라는 결정을 내렸는데도 관계자들은 '무대책'으로 일관, 교육부 위신이 크게 실추됐다는 것. 이 부총리는 시종 "즉각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 "지금까지 뭘 했느냐" 는 등 강한 톤으로 실·국장들을 몰아세웠다. 이에대해 실·국장들은 한마디 대꾸도 못했다. 이 부총리는 나름의 '해법'도 함께 제시했다. 대학측에 수능 소수점 점수를 통보하고, 수험생에게 반올림한 정수(定數)를 알려주는 게 오히려 타당하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회의 직후 수능 소수점 반올림 전형 반영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교육부 당국자는 "질질 끌 이유가 없다"고 말해 내년 입시부터 소수점 반올림 전형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서울대 공대와 의대에 지원했다 탈락한 박모(19), 권모(20)군도 13일 대학을 상대로 불합격처분 취소청구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 행정법원에 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