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13일) 기념음악회는 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장이 되도록 하겠습니다."'이민 100주년 기념 문화예술사업단'의 음악감독으로 4월말부터 LA 애틀란타 뉴욕 등 한국 교민이 많이 사는 미국 7개 도시에서 대규모 음악회를 여는 재캐나다 동포 작곡가 클로드 최(42)씨는 전화인터뷰에서 '함께'라는 말을 유난히 강조했다. 음악회의 캐치프레이즈도 '우리는 함께'(We are Together)이다. 소프라노 신영옥과 르네 플레밍 등 한미 양국 음악가들이 한 무대에 함께 오르는 것도 그렇다. 한국측에서 준 리 한미문화예술교류협회장, 미국측에서 밥 리빙스턴 전 하원의장이 각각 후원회를 맡아 양국의 우호를 다진다.
최씨는 "4월26일 LA의 헐리웃 볼 공연을 시작으로 11월까지 클래식과 국악, 팝이 어우러지는 열린 음악회를 세 차례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미 첼리스트 장한나와 다니엘 리 등이 참여하며, 베세토 오페라단(단장 강화자)이 9월 중 뉴욕에서 오페라 '춘향전'을 선보인다. 뮤지컬 명성황후에 출연한 김지현과 가수 조성모 등과도 섭외 중이다. 나머지 4개 공연은 최씨가 직접 지휘를 맡진 않는다. 기념 음반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최씨는 이미 지난해 9월에 비틀즈의 스튜디오로 유명한 영국의 에비로드에서 한국인 최초로 런던 심포니를 지휘, 자신의 창작곡을 녹음했다. "작업은 8일 뉴욕의 맨해튼 비치스 스튜디오에서 신영옥씨가 타이틀 곡인 '나우 아이 앰 히어'(Now I Am Here)와 '위 아 투게더'(We are Together)를 녹음하면 거의 마무리됩니다." 음반은 '센테니얼 드림(가칭·천년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2월 중 발매될 예정이다. 낯선 땅에 발 디딘 이민의 애환을 극복하고 당당한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내용의 타이틀 곡 '나우…'를 비롯, 12∼14곡 정도가 실린다. 최씨는 "지난해 3월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이민 100주년 기념 음악회의 감독과 진행을 맡은 인연으로 이런 큰 음악행사를 맡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5세 때 부모와 함께 캐나다로 건너가 캘거리에 살고 있는 최씨는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한 후 클래식부터 재즈, 드라마 음악 등 폭 넓은 장르의 음악에 손대 왔다. 국내에서는 드라마 '호텔리어' '수호천사' '여인천하' 등의 메인 테마와 영화 '광시곡'의 음악을 맡았다. 그가 '광시곡'을 위해 만들고 소프라노 조수미가 부른 '러브 이즈 저스트 어 드림'(Love is just a dream)은 최근 발매된 조수미의 음반 '마이 스토리'에서 타이틀 곡에 올랐다.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축하곡, 2002 월드컵 개막식 전야제 음악작업에도 참여했고, 1993년 이탈리아 살레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윈느 푸와뉴 드 탕'(Une Poignee De Temps·시간의 도래)으로 최우수 영화음악 작곡상을 수상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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