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나를 움직인 이책] 니어링 "조화로운 삶"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나를 움직인 이책] 니어링 "조화로운 삶"

입력
2003.01.11 00:00
0 0

사람이 사는 방법은 철저히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는 것을 살아가며 절실하게 실감한다. 나 자신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고, 주위의 유혹 또한 끝이 없다는 것도 느끼며 산다.어릴 때 효창동에 널찍한 텃밭을 일구며 사셨던 외할아버지 댁에서 자란 나는 매일 아침이면 으레 눈뜨자마자 할아버지의 넓고 푸근한 등에 업힌 채 인분과 섞인 거름 냄새가 아침 공기와 어울려 상큼하기까지 했던, 고랑 패인 밭의 내음을 맡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환갑을 조금 넘기셨을 거라 여겨지는데, 연세에 비해 할아버지는 건장하셨고 자연 친화력을 강조하신 분이었다.

'조화로운 삶'. 어린 나를 돌보셨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두 분 삶의 방식이 그러했다. 밭을 일구며 조용하면서도 깨끗하고 소박하게 지내셨던 노부부의 생활 태도가 니어링 부부의 삶과 어쩌면 그리도 닮았는지. 이 책을 읽으며 흠칫 놀라기도 했고 감격하기도 했다.

삶이란 결국 깨끗함이 본질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몸도 마음도 정결히 가꿀 때 그것이 바로 우리가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갈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일 것 같다. 깨끗함이란 우선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러자니 환경에서 공해를 없애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며 자연과 하나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흙을 만지며 한 포기 꽃 모종을 심을 때의 기분은 아무리 손톱에 때가 끼고 흙이 묻어 볼품이 없어 보여도 땀으로 뒤범벅된 얼굴 모습에서 밝고 향기로운 내음이 날 수 밖에 없다고나 할까. 꿈을 지닌 채 선택만을 기다리는 삶이 아니라 용기를 가지고 꿈을 실현시켜 나가는 자세가 오늘 이 시대, 급변하는 황당한 21세기에 올바로 적응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누구나 마음은 있고 기대는 하지만 실현 불가능하다고 여길 때 벌써 마음의 한 구석에 공해가 들어차기 시작한다. 나 자신 스스로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을 애꿎은 나이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무엇이든 좋은 것은 일찍 깨닫고 실행할수록 보다 나은, 아니 보다 '조화로운 삶'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굳게 믿고 살아가는 편이 각자를 조화로운 삶으로 인도해줄 것 같다.

박 은 희 피아니스트 한국페스티발앙상블 음악감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