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대미 특사로 정대철 민주당 최고위원을 임명한 것은 북핵 문제 등 한미간 메가톤급 현안의 조속한 매듭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 특사가 민주당 신주류의 대표 인물인데다, 노 당선자의 선대위 위원장을 역임한 중량급이라는 점에서 이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정 특사는 또 1980년 신군부에 의해 정치규제에 묶였을 때 미국 미주리대에 유학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국회에서도 통일외교통상위에서 오래 활동했다.정 특사는 노 당선자의 친서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그의 방미성과를 토대로 대북 특사와 대일본 대중국 대러시아 특사 파견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 특사는 "노 당선자의 실용주의적 대미관을 정확히 전달할 것이며, 한미현안을 충분히 협의하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핵 문제와 한국 내에서의 반미성향 고조, 미국 내에서의 반한(反韓) 감정 태동 등 한미관계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 속에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미국 조야는 수평적 한미관계를 원하는 노 당선자를 우려의 시선으로 보고 있으며, 국가적 자존심 인정을 요구하는 한국민의 정서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정 특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미국의 한국문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사실전달이 필요하다. 왜 한국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 미국과 사전 조율을 원하고 있는지, 촛불시위로 상징되는 대미정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미국에 알려야 한다. 노 당선자의 실용주의적 대미관과 수평적인 한미관계 재정립 요구의 요체가 어디에 있으며, 한국의 조야가 미국의 보수주의자 등을 중심으로 태동하고 있는 반한무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도 설명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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