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하루도 빠짐없이 식탁에 올라오는 것이 김치다. 겨울철 거의 유일한 비타민 공급원이었던 김치는 지방에 따라, 손맛에 따라 다양한 맛으로 분화되면서 대표적인 저장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요즘엔 사시사철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김치는 겨울철 식탁을 넓게 차지한다. 그런데 김치포기를 꺼내 잘라 먹다 보면 겉잎이나 꽁지부분을 처치하기 곤란할 때가 많다.가장 흔한 활용법으로 고등어, 꽁치 등의 생선과 무를 넣고 함께 조리는 것이다. 김치 양념의 마늘과 생강이 생선의 비린 맛을 줄여 주는데다, 질긴 겉잎까지 부드럽게 익어 혀에 와 닿는 느낌이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어릴 적 간이 잘 밴 김치 잎을 펴고 뜨거운 밥을 넣어 먹기 좋게 싸 입에 넣어 주시던 어머니 손 맛이 추억 속에서 새롭다. 당시엔 겉잎을 길게 찢어 제사에 쓰였던 생선머리를 같이 넣고 뭉근히 끓여 부드럽게 조리해서 먹기도 했었다.
포기김치는 자르기 전 겉잎을 그대로 활용해 멋진 찜 스타일의 김치말이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속에 들어가는 재료로는 불린 쌀 한 컵에 간고기 2컵. 이때 간고기는 닭, 돼지, 소고기등 취향에 맞게 쓰면 된다. 양파, 당근, 파를 잘게 썰어 한 컵 정도 만들어 같이 섞고 달걀1개와 함께 소금, 후추를 넣어 간을 한다. 겉잎을 2개쯤 겹쳐 펴고 속을 넣은 후 양끝을 접고 도톰히 말아 냄비에 넣는다. 육수나 물을 김치말이가 잠기도록 붓고 끓인다. 일단 끓으면 불을 줄여 뭉근히 끓여 속까지 잘 익도록 한다.
말이를 만들 때나 냄비에 넣을 때 냄비에 공간이 어느 정도 있어야 쌀이 불고 잘 익는다. 여분의 김치는 냄비의 바닥에 깔면 김치찌개처럼 맛이 있다. 불린 쌀 대신 식은 밥을 넣어도 좋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김치대신 양배추나 배추를 삶아 넣으면 맵지 않고 육수를 넣을 때 토마토소스를 넣어도 좋다. 굳이 쌀을 넣지 않아도 맛이 있어 여러 방법으로 응용해 볼 수 있다. 김치 쓰는 방법도 늘 하던 식 대신 5㎜ 정도로 가늘게 채썰어 참기름과 깨를 넣고 무치면 색다른 맛이 난다. 달걀 프라이, 잘게 자른 김을 같이 넣고 비비면 김치비빔밥이 된다.
김치전도 빼 놓을 수 없다. 김치만을 넣는 것 보다는 낙지와 돼지 살코기를 잘게 썰고 부침가루를 넣고 전을 지진다. 여기에 매콤한 청량고추를 다져 넣어도 그만이다. 김장김치를 담아 먹거나 사서 먹거나 우리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김치이다.
밥과 만나면 김치밥이고 여기에 물을 더 넉넉하게 넣으면 죽이 된다. 때로는 김치찌개로, 김치 국으로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 김치. 장을 보지 못했다면 오늘 저녁 식탁을 김치로 연출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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