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모래판에서 볼만한 싸움이 벌어지게 됐다. 신·구세대 골리앗이 정면으로 격돌하는 '골리앗 대결'이 매 대회마다 펼쳐지기 때문이다.지난달 LG와 연봉협상이 결렬돼 자유계약선수(FA)로 공시됐던 모래판의 '골리앗' 김영현이 9일 민속씨름 사상 최고의 몸값인 계약금 4억6,000만원, 연봉 1억4,500만원 등 총액 6억500만원을 받고 신창과 계약했다.
이로써 올 시즌 모래판에서는 217㎝의 장신을 앞세워 그 동안 민속 씨름계를 호령해온 '원조 골리앗' 김영현과 그보다 1㎝ 큰 '신세대 골리앗' 최홍만이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일단 1라운드 격인 계약금 경쟁에서는 김영현이 기선을 제압했다. 아마씨름 최강자 최홍만이 역대 최고 계약금인 4억5,000만원을 챙기며 LG에 들어오자 김영현은 계약금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황규연을 빼놓고는 백두급 스타가 없었던 신창은 기다렸다는 듯 최홍만보다 1,000만원 많은 계약금을 제시하며 김영현을 잡았다. 후배보다 적은 계약금을 받을 수는 없다던 김영현으로서는 체면을 세운 셈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모래판 대결은 예측불허라는 것이 씨름계의 평가. 거구에도 불구하고 유연성이 뛰어나 화려한 기술씨름을 구사하는 최홍만의 우위를 점치는 관측도 있지만, 1996년 데뷔 이후 민속씨름 최강자로 군림해온 김영현의 노련한 경기운영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더구나 최홍만이 지난해 내내 LG에서 훈련을 했던 인연 때문에 두 사람은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이.
두 사람은 지난해 설날대회에서 딱 한번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최홍만이 8강에서 우승후보 김영현을 눌러 파란을 일으킨 것. 일단 이번 설날 대회부터 두 사람의 대결이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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