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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캐주얼 돌풍/잿빛향수80년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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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캐주얼 돌풍/잿빛향수80년대를 찾아서…

입력
2003.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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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군부독재와 매캐한 최루탄, 그리고 드라마 '모래시계'의 우울함이 지배하는 80년대는 잠시 접어두자. 젊은이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품행제로'는 시대적인 아픔은 걸러내고 '그래도 우리 그 때 즐거웠지?'라고 말을 건넨다.80년대 패션의 주인공은 돈을 셀 때 '한 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가 튀어나오고 인라인 스케이트보다는 '로라스케이트'가 제 맛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출출할 때면 가끔 불량식품 '쫀디기'를 찾는 '교복 자율화' 1세대다. 자기표현 욕구가 강했던 이들은 검정색 교복대신 울긋불긋한 사복으로 갈아입으면서 독특한 스타일의 패션코드를 남기기도 했다.

영화 '해적, 디스코 왕이 되다' '품행제로'에서 KBS 드라마 '헬로 발바리'에 이르기까지 80년대 정서가 대중매체를 휩쓸면서 패션에도 이를 응용한 화려한 세미복고가 한창이다.

■화려하고 컬러풀한 청바지

8 0년대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각양각색의 청바지다. 당시에는 화려한 비즈와 프릴을 덧대거나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청바지가 거리를 누볐다. 누워야 지퍼가 채워질 정도로 꽉 끼는 청바지 역시 80년대 멋쟁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최근 이를 본떠 여성스러운 라인에 과감한 프린트의 청바지가 유행을 이끌고 있다. 심심하고 밋밋한 청바지보다는 한 쪽 혹은 전면에 로고나 문양을 넣은 화려한 디자인이 강세다. 여성캐주얼브랜드 '쉐비뇽' 마케팅실 조수경 대리는 "90년대 힙합 바지나 심플한 청바지가 유행했던 것과는 달리 디자인이 과감하고 프린트가 큰 제품이 인기"라고 말한다.

화려한 청바지에 걸맞은 대담한 벨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얇고 무난한 가죽벨트가 유행한 90년대와는 달리 최근에는 굵고 화려한 디자인의 벨트가 눈에 띈다. 징을 박아 글씨를 새기거나 아래로 늘어지는 프릴을 다는 등 불량한 느낌이 들 정도다.

■비즈와 펄로 반짝이고 촉촉하게

80년대 멋쟁이들이 입던 셔츠에는 앞 뒤 가릴 것 없이 온갖 만화 캐릭터와 영문자가 난무했다. '품행제로'에서 준필(류승범 분)이 친구에게 뺏어 입는 분홍색 셔츠에 그려있는 '톰과 제리', '오공주파'의 가슴팍에 새겨진 문자 'X-LARGE' 가 그 예다.

영화에서만큼 과장이 심한 것은 아니지만 로고와 캐릭터가 셔츠를 장식하는 추세다.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은 간결한 디자인은 과감하고 큰 로고, 반짝이는 비즈와 스팽글까지 동원, 과장된 문양의 셔츠로 대체되는 추세.

메이크업도 뽀송뽀송한 느낌보다는 반짝이의 일종인 '글리터'나 펄을 사용한 '신디로퍼'식 반짝이 메이크업이 인기다.

로레알에서 2월부터 판매하는 '글램샤인' 립스틱은 별도의 립글로스를 덧바르지 않아도 될 정도로 번쩍이는 입술을 연출한다. 90년대 유행했던 뽀송뽀송한 메이크업과 밋밋한 느낌의 누드 메이크업은 이제 분홍색 펄 립글로스로 상징되는 '반짝이' 메이크업의 강세를 누르지 못하는 추세다.

■80년대 코드 2003년형으로 소화를

80년대 패션 리더로는 리본 달린 드레스를 펄럭이며 '매터리얼걸(Material Girl)'을 외치던 마돈나, 혹은 부풀린 사자머리로 무대를 누비던 10대 김완선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스타일을 자칫 잘못 적용하면 촌스럽다는 소리를 면하기 어렵다.

프린트 청바지, 굵은 벨트, 로고셔츠 외에도 뾰족구두, 마돈나의 망사 스타킹, '추리닝'에서 발전한 스포티브룩, '발바리의 추억'으로 청춘의 상징이 된 굵은 줄무늬 셔츠 등은 그나마 무난히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

'코스프레(costume play·만화나 드라마 캐릭터를 똑같이 따라 입는 것)' 수준으로 모방하기보다는 80년대 아이템 중 한 두가지를 이용해 포인트를 주는 것이 낫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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