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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당 개혁부터 먼저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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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당 개혁부터 먼저 하라

입력
2003.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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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대선에서 확인된 국민의 정치개혁 요구에 부응을 다짐하며 경쟁하듯 당내에 개혁특위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개혁특위에서는 정당개혁을 위한 진지한 방안 모색보다는, 지도체제 등 당 헤게모니 장악을 놓고 다투는 파열음이 계속 흘러나와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민주당 개혁특위에서는 현지도부 사퇴와 과도지도부 구성을 전제로 한 2단계 전당대회가 본격 거론됐다. 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2월 25일) 전까지 당 개혁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여기에는 현재의 대의원 구조로는 신주류가 당을 완전 장악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속사정이 있다. 이에 대해 구 주류측은 당 개혁은 자신을 버리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하며, 국민 여망을 당권 장악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반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정치개혁 특위도 지도체제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최고위원제를 폐지하고 단일지도체제로 가느냐, 아니면 집단지도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느냐를 놓고 격론이 오갔다. 개혁파는 최고위원제 폐지를 주장했고, 중진들은 집단지도체제 유지를 원했다. 자신들의 위상 강화를 저울질한 결과이다.

우리는 정치개혁의 요체가 고비용 저효율의 정당정치 구조를 근본적으로 뜯어 고치는 제도적 개혁에 있음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개혁특위가 진정으로 논의해야 할 사안은 다름아닌 정당개혁이고, 이는 뼈를 깎는 자기희생을 필요로 한다. 중앙당 슬림화와 지구당 폐지, 원내정당화 본격추진, 돈 안 드는 선거제도 등 지난해 말 무성했던 개혁방안 등을 현실화 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지도체제와 전당대회 시기 등을 먼저 논의하는 것은 선후(先後)가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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